소기업 세금공제 관련 행정절차도 간소화
‘대기업·부자 감세’ 트럼프 공약과 극명한 대조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에어포스 2에 탑승하기 직전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을 앞두고 소기업에 대한 감세책을 내놓는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자 감세’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일 뉴햄프셔에서 진행되는 유세에서 현재 5000달러(약 670만원)인 소기업 창업 비용 공제 한도를 5만달러(약 6700만원)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세금 정책 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표준 세금 공제 방식을 개발하는 등 소기업에 대한 복잡한 행정 절차도 간소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생 기업이 확장할 때 발생하는 이자 비용을 지역은행이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소기업 확장 펀드’를 조성하고,연방정부 계약의 3분의 1이 소기업에 배정되도록 약속할 방침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를 통해 임기 4년 동안 2500만건의 소기업 창업 신고를 받는다는 목표다.
이러한 정책은 이른바 ‘기회 경제’를 위한 세부 공약 중 하나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첫 번째 경제 정책 발표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연방 차원에서 식료품 가격의 폭리를 금지하는 법안과 첫 주택 구매자에게 최대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7일까지 일주일간 6개의 새로운 광고를 공개하면서 대대적인 선거 광고에 나서고 있다. 해당 광고들은 중산층·서민층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내 지지율 1위를 차지한 이후 해리스 부통령과 그 고문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경제에서 더 우호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해리스 부통령은 한때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던 실리콘밸리와 월가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기업 감세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정책 제안 중 상당수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NYT는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그의 취임 첫해는 세금이 핵심 문제가 될 것”이라며 “워싱턴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법으로 서명한 많은 세금 감면 혜택이 만료되는 것을 놓고 내년에 대대적인 입법 경쟁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보인턴 비치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
해리스 부통령이 내놓을 감세책은 법인세 및 소득세 대폭 인하를 내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과 대조를 이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업과 고소득층 증세가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일자리를 감소시키며 세금 부담이 결국 중산층과 소상공인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자신의 임기 중 단행한 감세 정책을 10년간 연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구간을 조정해 대부분의 소득계층에 감세 혜택을 제공하는 2017년 세제 개혁법의 연장을 약속한 것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법인세의 경우에는 현재의 21%에서 28%로 인상키로 하는 등 이른바 대기업·부자에 대해서는 증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