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전경. [바이두]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중국 중앙은행이 채권시장 관리와 경제 안정을 위해 한화로 19조원 규모의 국채를 공개시장에서 매입했다.
30일 중국인민은행 공개시장업무조작실은 “(작년 10월) 중앙금융공작회의의 요구를 관철·이행하기 위해 2024년 8월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국채 매매 조작을 실시해 일부 공개시장 업무 1급 교역상으로부터 단기 국채를 매입하고 장기 국채를 판매했다”며 “월간 순 매입 국채 액면가는 1000억위안(약 18조8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국채 매매 조작’이라는 수단을 꺼내든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인민은행 홈페이지에는 지난 28일 ‘공개시장 국채 매매 업무 공고’라는 항목이 신설됐고 이날 발표가 첫 공고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중앙은행이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시장에서 국채 거래를 해 중국 내 채권 시장 관리와 경제 안정화를 위해 고대했던 통화 수단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부의 국채 발행 계획에도 경기 둔화 우려와 증시 부진 속에 은행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달 한때 종가 기준 사상 최저인 2.12%를 찍었고 당국이 개입하고 난 뒤에야 2.17%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등을 위해 최근 몇 년간 채권 발행을 늘린 가운데 올해 안에 대규모 국공채 발행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 공식 통계와 관영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7월 기준 중국은 올해 계획한 지방채 및 초장기 특별국채 쿼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아직 발행하지 않은 상태로 약 2조6800억위안(약 502조원) 규모의 채권 추가 발행을 앞뒀다. 단기 국채 금리에 비해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우상향’의 이상적인 구도를 벗어난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 국유은행들의 이윤 창출 능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구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5.1%)를 밑돈 4.7%로 나타나 올해 성장률 목표치(5% 안팎)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경기 수축’ 국면을 나타내는 등 지표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런 가운데 채권시장까지 ‘이상 신호’를 보내자 채권 금리 안정화를 위해 인민은행이 직접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중국에서 단기 금리가 올라가고 장기 금리가 내려가는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인민은행이 가격 지표(금리)를 정책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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