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수식어 붙은 기록도 쏟아져
2024년 파리 올림픽 양궁에서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왼쪽)과 김우진이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의 남녀 MVP로 선정됐다. 선수단 MVP는 파리올림픽 취재에 참가한 국내 언론사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됐으며, 이날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발표됐다. 사진은 지난 4일 양궁 남자 개인전 직후 3관왕을 이룬 김우진을 축하하는 임시현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12일(한국시간) 2024 파리 올림픽의 막이 내렸다. 한국은 원래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딸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목표치의 3배에 육박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12년 만에 최대 성과를 냈을 뿐 아니라 한국 선수단의 ‘최초’ 기록들도 쏟아졌다.
세계 최고의 ‘신궁’들이 모인 한국 양궁은 파리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양궁 대표팀은 임시현과 김우진을 중심으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 등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새 역사를 썼다. 2016 리우 대회에서도 양궁 전 종목을 석권했지만, 당시엔 혼성전이 없어 금메달은 4개였다.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으로 꾸려진 여자 양궁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1988 서울 대회 때 처음 여자 양궁 단체전이 생긴 이후 한국은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 양궁도 2016 리우 대회와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파리 올림픽까지 3회 연속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단체전 3연패를 이끈 ‘양궁 간판’ 김우진은 이로써 한국 양국 최초로 대회 3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은 개인적으로도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개인 최다 금메달 1위에 올랐다. 2위는 금메달 4개씩을 받은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다.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지난 4일(현지시간)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펜싱 오상욱이 발언하고 있다. 2024.8.4/ 파리=이상섭 기자 |
남자 펜싱 대표팀도 올림픽 단체전 3연패의 신화를 썼다. ‘에이스’ 오상욱을 중심으로 구본길과 박상원, 도경동이 힘을 모아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도 수확해 한국 펜싱 최초로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포함 4개 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금빛 총성을 울린 한국 사격에서는 반효진이 여러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만 16세 명사수’ 반효진은 여자 10m 공기소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선수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역대 올림픽 여자 사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등의 타이틀을 얻었다.
한국 유도는 2012 런던 대회 이후로 끊긴 금맥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2000 시드니 대회 이후 가장 많은 메달(5개, 은2·동3)을 수집했다. 유도 대표팀은 혼성 단체전이 2020 도쿄 대회 때 도입된 이후로 첫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김민종은 한국 유도 최중량급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성승민이 지난 11일(현지시각)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근대5종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은메달 엘로디 클루벨(프랑스·1452점), 금메달 미첼레 구야시(헝가리·1461점), 동메달 성승민(한국·1441점) 2024.8.11 베르사유=이상섭 기자 |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금빛 발차기’를 보여준 박태준은 한국 선수 최초로 이 체급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태권도의 새 역사를 썼다.
한국 근대5종 성승민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은빛 바벨을 들어올리며 한국에 대회 마지막 메달을 선사한 역도 박혜정은 인상 131㎏을 들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파리 올림픽의 한국 선수단은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구기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며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최소 규모로 꾸려졌다. 하지만 금메달 13개 포함 32개의 메달을 획득해, 한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했던 1988 서울 대회(33개)와 버금가는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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