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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어원 사전(덩컨 매든 지음·고정아 옮김, 윌북)=오늘날 세계는 헤아리는 방식에 따라 193~215개의 나라와 영토가 있고, 각각 이름이 붙여져 있다. 이름마다 사연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각각의 스토리를 품고 있다. 여행 작가인 저자는 6개 대륙, 65개국을 돌아다니며 현지 조사한 내용과 문헌, 전설 등을 찾아 각각 나라 이름의 연원을 추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나라 이름을 지을 때 크게 ▷지형 ▷위치나 방향 ▷민족 ▷기념비적 인물 등을 따서 짓는다. 예컨대 ‘높은 산들의 나라’라는 뜻의 아이티는 그 나라의 지형을 본 땄고, 중국의 동쪽에 위치한 일본은 ‘해가 뜨는 나라’의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 미국을 뜻하는 ‘아메리카’는 사실 신대륙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한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성을 따 ‘베스푸티아’가 됐어야 했지만, 이름인 ‘아메리고’가 라틴어화 하기 쉽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성이 아닌 이름에서 따왔다.

▶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박주용 지음·동아시아)=실제 가수와 구분이 되지 않는 목소리, 작가 못지 않은 감성적인 글, 유명 아티스트 수준의 예술 작품….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등장은 많은 사람들을 코너로 몰아 넣었다. 하지만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포스트 AI 연구소장을 지낸 저자는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인간의 창의성’이라고 역설한다. 그는 창의성에 대해 전에 없던, 완전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의 우주에서 우아하고 의미 있는 연결을 찾는 힘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창의란 그저 이미 있는 것들을 연결해 내는 일’과 궤를 같이 한다. 물론 AI가 향후 인간이 해왔던 다양한 부분을 대체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한 명, 한 명이 복합계인 사람 간의 만남은 언제든 놀라운 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AI가 아니라 서로가 더 잘 연결될 수 있는 유대와 공감의 기술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병원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박병태·권영미 지음, 현암사)=병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진기가 유난히 번쩍이는 하얀 가운과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다. 특히 어릴 때 느꼈던 병원의 고압적인 경험까지 합쳐져 성인이 돼서도 병원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더욱이 요즘 환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뿐 아니라 편안하며 존중받는 경험을 하기 바란다. 지난해 12월 신민석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연구팀은 논문 ‘상급종합병원의 4대 중증질환 의료 품질과 보호받을 권리’를 통해 의료 서비스의 품질이 환자의 ‘보호받을 권리’와 ‘존엄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십 년간 종합병원에서 각각 경영과 간호 분야에서 일해온 두 저자는 신간을 통해 병원을 권위적인 공간에서 환자 중심의 공간으로 재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환자를 위한 건물 내부 안내도, 바닥에 표시된 색깔을 활용한 동선 안내선 등 국내외 병원의 다양한 서비스 사례를 예로 들며 이해를 돕는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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