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억측·비방·허위 멈춰달라”
“‘꿈같은 훈련소’ 노력…
두 번 다시 이런 훈련소 못 만들 것”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캡처]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직원들을 감시하고 괴롭혔다는 등 의혹을 부인하며 "억측과 비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강 대표는 24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55분 분량의 이 영상은 강 대표와 그의 배우자인 수잔 엘더 보듬컴퍼니 이사가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고 반박하는 내용이 담았다.
강 대표는 영상 시작 부분에서 "사실 여부를 따지기 앞서 이런 소식으로 좀 시끄럽게 만들고, 좋지 못한 소식을 이렇게 전해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강 대표는 "훈련사로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좋은 대표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대표로서 부족해 생긴 이 문제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해명하고, 저에게 섭섭한 부분이 있던 분들이 계셨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정말 많은 억측과 비방들이 있는 걸 알고, 많은 허위가 있는 것을 안다"며 "멋진 직원과 훌륭한 훈련사들이 계셨던, 제가 일했던 곳을 억측하고 비방하는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그만 멈춰달라고.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동영상은 의혹들에 대해 영상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질문을 하면 강 대표 부부가 답변하는 인터뷰 식으로 이뤄졌다.
직원들을 폐쇄회로(CC)TV로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강 대표는 "(CCTV는)감시 용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도난이 있을 수 있고 외부인이 들어올 수도 있기에 CCTV가 필요했다"며 "한두 분이 'CCTV에 감시당하는 것 같다'고 계속 불만을 말했다"고 했다.
강 대표 부부는 CCTV로 여성 직원 탈의실을 감시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화면에 담긴 곳은 탈의실이 아닌 회의실"이라며 "우린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직업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캡처] |
직원들끼리 주고받은 메시지를 감시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해명했다.
수잔 엘더 이사는 "(업무 협업 프로그램으로)네이버웍스를 사용했는데, 무료 서비스가 끝나 유료 서비스로 전환된 후 직원들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가 생성된 걸 발견했다"며 "특정 요일에만 메시지 이용량이 집중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 대화를 훔쳐보는 것 같아 관두려고 했는데, (강 대표 부부의)6~7개월 된 아들 이름이 나오는 걸 보고 눈이 뒤집혔다"며 "아들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걸 두고 '부부가 아들을 앞세워 돈을 번다'고 욕하는 등 내용이 있었다"고 했다.
또 "네 명의 직원이 이런 대화를 나눈 걸 확인했고, 메시지를 훔쳐본 건 잘못이지만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며칠 지나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강 대표는 메신저를 감시해도 된다는 동의를 직원들에게 받았다는 의혹을 놓고는 "회사에서 쓰는 메신저에 감사 기능이 있으니 개인적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 휴대전화로 해달라는 게 동의서 내용이었다"며 반박, 동의서를 공개했다.
명절 선물을 반려견 배변 봉투에 담아줬다는 의혹에는 "주문을 잘못해 선물 상자에 담기지 않은 상품이 왔고, 직원분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나눠 가지라고 했다"며 "몇몇 분들이 비치돼있는 배변 봉투에 담아 가셨던 것 같다"고 했다.
훈련비를 입금하지 않은 견주의 반려견에게 사료를 주지 않았다는 의혹에는 "보듬컴퍼니는 위탁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을 아예 모르는 분이 한 얘기인 것 같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캡처] |
보듬컴퍼니 폐업과 해고 통보, 직원들에 대한 처우에 대한 설명도 했다.
휴일에 해고 통보를 했다는 의혹에는 "가까운 훈련사들에게는 전화로 회사 사정도 얘기하고 모든 걸 털어놨다"며 "최고의 교육센터를 만들자는 낭만을 갖고 일했는데, 한 달 전이든 두 달 전이든 (훈련사들에게는)충격이었을 수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 대표는 "정말 그들이"라고 한 후 20초 가량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다 "그분들이 나가서 정말 잘 되길 바란다. 걱정이 되는 게 있다면 이 일을 겪고 보듬에서 일했던 훈련사라는 말을 못하고 다닐까봐 걱정이고, 그게 제일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정말 꿈같은 훈련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두번 다시 이런 훈련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보듬은 이제 없어진다"고 했다.
직원들이 다 그만둬 폐업을 결정했다는 의혹에는 "그렇지 않다"며 "채용하려면 할 수 있다.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과 함께 일하는 분들하고 헤어지는 게 맞물렸을 뿐, 그분들이 그만둬 폐업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강 대표가 한 직원에게 9000원 가량 월급을 지급했다는 의혹에는 "그분은 월급을 받는 일반적인 사원이 아니라 발생시킨 매출 일부를 인센티브로 받는 사업자 계약을 맺은 분이었다"며 "그분이 일을 그만두신 뒤 환불이 많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세금을 제외했더니 입금해드릴 돈이 9670원이었다. 정말 임금을 떼먹으려는 생각이었으면 그걸 왜 입금했겠는가"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캡처] |
강 대표는 "제가 정말 불편한 소식들로 얼굴을 비추게 돼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방송가와 반려견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최근 한 구직 플랫폼에 올라온 보듬컴퍼니에 대한 후기 글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다.
당시 이 구직 플랫폼에는 보듬컴퍼니에 대한 후기가 총 25건 게재됐는데, 평점이 5점 만점에 1.8점에 불과하고 2019년부터 1점짜리 부정적 후기가 남았다. 게시물 작성자 중 상당수는 퇴사의 주요 원인으로 강형욱 부부를 지목했다. 이후 강 대표가 회사 직원을 CCTV로 감시하고 명절 선물을 배변 봉투에 줬다는 등의 갑질 폭로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