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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수'전소니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 바라볼때 발견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수인과 하이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신나는 도전이었다. 재밌게 봐줄지 궁금했는데, 많은 분이 재밌게 봐줬다고 해줘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이번 경험으로 인해 앞으로도 대담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맙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는 호불호가 있는 작품이지만 그런대로 볼만하다. 주인공 전소니의 연기도 노력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 만화가 원작인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난 4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여기서 전소니는 극중 기생생물에게 감염된 정수인 역을 맡았다. 수인은 기생식물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하게 된다. 따라서 전소니는 수인과 하이디 두 인격을 연기했다. 그는 외롭고 상처 많은 수인의 감정을 밀도 높은 연기로 채웠다.

"처음에는 두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를 고민했고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감을 익히니까 힘들지 않았다. 스태프들이 고생했다. 나는 고생을 안했다. 사실 인간이 아닌 하이디는 감독이 만들어 준 거다."

전소니는 수인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캐릭터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수인은 혼자 살아간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적응하지 못한다. 심신이 지쳐 있고 마트에서 일할 때도 피곤하다."

전소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않고 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보살펴준 형사인 철민(권해효) 외에는 대화가 잘 안된다. 우연한 계기로 함께 기생생물을 쫓게 된 강우(구교환)와는 투닥투닥 찐친 케미를 발휘했는데, 그 분량이 많지 않아 아쉬움도 남긴다.

전소니가 연기하는 수인 안에 들어온 하이디는 VFX 기술을 접목한 액션과 , 전소니가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저음으로 인해 확실하게 차별화된다. 특히 날렵한 몸놀림으로 모두를 긴장하게 만든 전소니의 액션 장면은 ‘기생수’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하이디는 수인의 몸속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존재다. 수인이 그것을 인정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차가움과 따뜻함이 다 들어있는 마지막 대사가 의미있게 다가왔다."

전소니는 함께 연기한 선배 배우들로부터 좋은 경험을 얻었다고 했다. "이정현 선배님은 밝고 유연하다. 함께 있으면 사소한 이야기로 친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구교환 선배님은 대담하고 순발력이 있다. 뻔한 대사를 줘도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함께 연기하면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흘러간다는 재미가 있었다."

전소니는 '기생수'를 통해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을 바라봤을때 발견하는 인간의 방식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교육받은 대로 산다. 하지만 다른 생물들이 내 속으로 들어오면서, 내가 사는 삶과 내가 하는 행동이 맞는 건지 생각하게 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전소니는 ‘화양연화’에서는 청순한 대학생 역할을 맡았다. '기생수’에서는 크리처물이라는 장르물에 도전해 연상호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연니버스'에 입성했다. 전소니는 두 드라마는 서로 대척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전소니는 "플랫폼을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 방향키는 내가 쥐고 있지 않다. 내가 만나게 되는 작품에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장르를 가리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전소니는 내년 개봉하는 차기작인 넷플릭스 '멜로무비'에 출연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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