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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외교·경제 응전 이끌 총리·참모 인선을

대한민국의 외교와 안보,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선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가 이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해 중동에서 전면전 확대 우려가 커졌다. 미국과 중국간 공급망 경쟁과 군사적 긴장도 전례 없는 수준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불법 무기거래를 포함한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사이,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 정부의 대중국 견제 정책에 힘입어 일본은 외교·군사·경제적 위상을 키우고 있다.

우리로선 특히 대내외 경제적 여건이 대단히 예측 불가능하게 된 것이 더 큰 걱정이다. 미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이 되면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명령을 폐기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반도체지원법(CHIPS) 등 바이든 정부의 각종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미 대선과 미중갈등은 우리 경제 핵심 성장동력인 전기차·반도체 분야 기업들엔 결정적인 리스크다. 또 미국 경기호조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시점은 불투명해졌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는 치솟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은 민생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동사태 대응과 함께 차기 국무총리·비서실장 인선에 힘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주재했다. 4·10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은 이 회의 외에는 15일까지 공개일정을 잡지 않고 인사개편을 고심하고 있다. 여당 참패 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비서실장의 후임을 놓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인사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자리인데 사람을 찾고, 검증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차기 총리와 비서실장은 무엇보다 국정운영 쇄신과 야당과의 협치 의지를 보여줄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고 총선의 민심이다. 물론이다. 그러나 인적쇄신이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나 정치적인 제스처에 그쳐서는 결코 안된다. 고조된 대내외 불확실성에 응전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이 발탁돼야 한다. 외교·경제·안보에서 비상 대응 플랜을 짜고 내각과 참모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국가 위기 극복에는 여야가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정부와 국회의 협치를 이끌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인선이 돼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윤석열 정부에 쇄신과 응전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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