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픽쳐스’ 연작 등 소개
영국 작가 듀오 길버트와 조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우리는 일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현실은 런던의 길거리에서 마주할 수 있다. 일 년에 한 번 일몰을 보러 언덕에 오르더라도, 진짜 삶이 존재하는 곳으로 내려와야 한다.”
영국 작가 길버트 프로에쉬(81)와 조지 패스모어(82)로 구성된 듀오 ‘길버트와 조지’가 2019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에서 팬들을 만난다. 이번 개인전에는 2020년 작업한 ‘뉴 노멀 픽쳐스’ 연작과 2009년작 ‘더 유리트라 포스트카드 픽쳐스’ 연작을 만날 수 있다.
길버트와 조지는 1967년 영국의 유명 예술학교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처음 만나 80대가 된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예술과 삶의 동반자로 지내고 있다.
1969년 양복을 입고 노래하며 춤을 추는 퍼포먼스 ‘노래하는 조각’을 선보인 둘은 자신들을 ‘살아있는 조각’으로 부르며 스스로를 작품화해 왔다. 이들은 삶의 행위가 예술이라며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힘을 쏟았다.
길버트와 조지는 1986년 영국 최고 권위의 미술상인 터너상을 받았고 2005년에는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한 바 있다. 2007년에는 런던의 테이트모던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다.
‘뉴 노멀 픽쳐스’ 연작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런던 이스트엔드의 길거리 이미지를 배경으로 작가들이 마주하는 현실에서 느낀 감정과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담았다. 특유의 격자 형태로 배열된 여러 패널로 구성된 작품에는 기울어진 벤치가 있거나 약 봉투가 휘날리는 거리를 배경으로 양복 차림의 작가들이 출연한다.
‘더 유리트라 포스트카드 픽쳐스’는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미술 작품으로 만드는 이른바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 개념이 들어가 있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념엽서를 배열해 만든 연작으로 작가가 한국 관람객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러브레터’인 셈이다. 타워 브리지나 이층버스 같은 런던의 상징물이나 과거 영국이 지배했던 시절의 홍콩의 깃발 등을 담은 엽서 13장을 일정 형태로 배열돼 있다.
타데우스 로팍 측은 전시에서 성격이 다른 작업을 함께 소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전은 5월 16일까지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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