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타임 내내 극도의 긴장감 유지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옆집에 사는 절친의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그런데 아무 죄 없는 우리 가정이 망가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 앨리스(제시카 채스테인 분)와 셀린(앤 해서웨이 분)은 옆집에 살며 가족끼리 돈독하게 교류하며 산다. 이들의 아들들 역시 동갑내기여서 가깝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셀린의 아들이 2층집 발코니에서 혼자 놀다가 숨진다. 사고 직전 이를 목격한 앨리스는 이를 말리려고 소리를 지르며 셀린 집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청소 중이던 앨리스는 셀린이 오고 나서야 아들이 2층 테라스에 위험하게 있었던 것을 인지한다.
한 순간에 아들을 잃은 셀린은 망연자실하며 이유 없이 앨리스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낸다. 셀린은 억울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낀다. 둘 사이엔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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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 기력을 회복한 셀린이 다시 앨리스에게 예전처럼 다가오지만 이전과는 무언가 사뭇 달라졌다. 셀린은 앨리스의 아들을 자꾸 집에 데려가려고 하고 지나치게 아들을 챙긴다. 땅콩 과자 알러지가 있는 아들은 셀린의 집에서 땅콩 과자를 먹다가 병원에 실려가고, 셀린에게 정곡을 찌르는 말 한 마디를 던진 앨리스의 시어머니는 그날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앨리스는 셀린이 자신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 같다며 남편에게 하소연하지만, 남편은 그녀의 불안증이 다시 심하게 도졌다며 나무란다. 셀린와 앨리스 사이엔 묘한 긴장감과 불안감이 여전히 팽팽하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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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스’는 절친의 자녀에게 벌어진 불행한 사고를 목격한 후 수상한 일들에 휘말리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바바라 아벨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 2018년 벨기에에서 먼저 개봉한 ‘마더스 인스팅크트’(Mothers' Instinct)를 리메이크했다.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채털리 부인의 연인’ 등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촬영 감독인 브누아 들롬 감독의 영화 데뷔작이다. 해서웨이와 차스테인도 이번 작품에서 공동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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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공포스러운 소재나 폭력적인 장면을 전혀 다루지 않지만 런닝타임 내내 극도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앨리스 아들을 향한 셀린의 관심이 단순한 친절인지 아니면 집착인지, 셀린을 향한 앨리스의 불안이 기존에 그녀가 앓고 있었던 불안증의 연장선이나 과대망상인지, 관객들은 두 주인공을 번갈아 보면서 더욱 혼란에 빠진다. 어느 인물의 말이 진실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 이르면서 다행히도(?) 진실이 드러난다.
영화의 긴장감을 무게감 있게 끌고 가는 것은 해서웨이와 채스테인의 명연기다. 해서웨이는 자식을 잃은 비극적인 엄마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채스테인은 불안증 속에서도 아들을 지키려는 강한 모성애로 무장한다.
스릴러 장르의 황금기인 1960년대 미국의 모습을 재현한 것도 영화의 볼거리다. 영화는 로케이션부터 의상, 소품까지 1960년대의 느낌을 세심하게 잘 살렸다. 특히 두 주인공의 아름다운 복고풍 의상이 눈에 띈다.
3일 개봉.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re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