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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명분도, 자격도 없는 ‘조국 신당’...의원 배지가 면죄부인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4월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정당을 만들고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그럴 명분과 자격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았다고는 하나 지금은 총선 출마가 아니라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더욱이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우리 사회의 원칙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내용들이다. 또 자녀의 입시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입시 부정에 관여한 점 등 그 대부분이 2심까지 유죄로 입증됐다. 그런 혐의자가 국민을 대표하고 특히 공정과 원칙을 가장 중시해야 할 국회 입성을 타진하겠다니 납득 여부를 넘어 염치가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의원 배지를 면죄부로 삼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처구니없다. 사실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행보는 예고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법률적 해명과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국회 진출을 통해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사법 시스템은 물론 유권자인 국민 모두를 우롱하는 것이다. 게다가 조 전 장관은 우리나라 최고 로스쿨에서 형법을 가르치던 교수 출신이다. 그렇다면 그가 강단에서 예비 법률가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다는 말인가.

더 황당한 것은 그의 ‘정치범 코스프레’다. 조 전 장관의 창당과 출마 명분은 ‘검찰 독재 정권 종식’이다. 지난 5년여 자신과 가족이 고통을 받은 것은 ‘검찰의 횡포’ 때문이고 그 피해자로서 검찰 출신인 윤석열 정권과 싸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녀의 입시 서류를 조작하고, 딸의 장학금을 부정하게 타냈으며, 공문서를 조작했다는 혐의의 피의자다. “민주공화국 가치 회복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목소리를 높일 계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이 국회 진출을 노리는 이유는 결국 ‘방탄용’이라는 것은 극히 일부의 지지자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조 전 장관의 이같은 행보는 사법부를 부정하더니 아예 입법부를 자신의 범죄 방탄의 도구로 삼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국민과 국가 전체를 얼마나 가벼이 여기길래 이런 발상과 행보를 계속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 전 장관은 설령 자신의 의도대로 배지를 달더라도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가 기대는 큰 언덕 민주당이 분명한 입장을 거듭 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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