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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외국인 노동자 역대 최대, 부작용도 빈틈없이 점검해야

내년에 고용허가제로 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 규모가 16만5000명으로 정해졌다. 2021년 5만2000명이던 규모가 지난해 6만9000명, 올해 12만명에서 내년에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일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노동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국내 일자리에 미칠 영향과 외국인 노동자 관리 등 부작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고용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는 중소사업장에 합법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매년 5만~6만명 선이던 규모가 내년에 3배 이상 늘어난 데에는 국내 인력수급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기준 빈 일자리는 21만5000명으로, 제조업(5만7000여명)이 가장 많다. 일례로 조선업은 10년만에 최대 호황이라는데 일손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해외 공장 건설마저 고려하는 처지다. 도소매업도 2만명 이상 모자라고 숙박음식업도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구인난이 서비스업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내년부터 외국인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업종이 기존 제조·건설·농축산업 등에서 음식점업과 광업, 임업까지 포함된 이유다.

외국인노동자 없이 산업이 돌아가기 어려운 상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추세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더 가속화할 공산이 크다. 일본도 인구구조 변화에 어쩔 수 없이 2019년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내국인으로는 더 이상 채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국내 일자리 감소 등 부정적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 고용허가제 대상은 주로 위험한 작업환경과 낮은 임금으로 내국인이 기피하는 곳들이다. 근로 환경 개선을 통해 국내 고용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빈 자리를 외국 인력으로 손쉽게 채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실제 작업환경이 좀더 안전하고 임금수준이 좀 올라가면 일하겠다는 내국인들도 적지 않다.

외국인노동자의 근로 조건 등 제반 여건에 대한 실태 점검도 필요하다. 임금 체불, 인권침해, 사업장 이탈에 따른 미등록 체류 등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보니 초기에는 등록 일자리로 취업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많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로 이동해 미등록 체류자로 남게 되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불법 체류자가 40만명에 이른다. 근로 환경 감독·개선을 통해 이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사회 갈등 요인 최소화와 근로환경 개선을 통한 일자리 제공 등 상생방안 마련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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