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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美·英·佛은 SMR 개발·선진 도입 총력…글로벌 경쟁력 위한 전폭적 지원 절실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안정적 공급과 사회적 비용 최소화라는 에너지 공급의 원칙에 더해 기후 온난화라는 새로운 과제가 부여됐다.

에너지 공급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탄과 가스발전이 줄고 재생에너지가 늘어야 한다. 원자력도 늘려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위험성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다. 각종 괴담과 가짜뉴스에 오염돼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유럽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편 미국과 캐나다에는 한파가 몰아친다. 인류는 전례 없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중동 지역에서도 혼란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는 자연적, 인적 재난을 피부로 체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에너지 공급의 위기에 기후변화의 위기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원자력은 안 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감정에 관한 것이고 국가적, 인류적 선택은 과학을 따르는 것이 좋다. 안전하고 청정한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는 원자력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또 원자력이 그렇게 위험한 것도 아니다.

특히 최근 원자력계에서는 안전성과 활용성이 강화된 SMR(소형모듈원전)이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각국 정부도 자국 SMR 개발을 지원하거나 선진 SMR을 도입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정부는 SMR 개발 및 건설 지원 프로그램(ARDP)으로 테라파워와 엑스에너지에 각각 20억달러와 12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했고 영국 정부는 롤스로이스 SMR에게 2억1000만파운드를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자국 업체가 개발 중인 뉴워드 SMR의 개발과 건설에 5억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30년대 뉴워드 SMR을 건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일을 할 것이다. 분산전원, 공단의 열공급원, 수소의 생산기지, 선박의 추진체 등 역할의 확대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대형원전을 건설할 수 없는 나라에 큰 희망이 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13년 뉴스케일파워의 SMR을 정부 지원 대상 노형으로 선정한 이래로 2024년까지 총 6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뉴스케일파워가 추진 중인 SMR은 미국 원자력규제기관의 설계인증을 취득한 최초의 SMR이다. 최근 초도호기 사업인 UAMPS 사업은 중단됐지만 미국 오하이오주와 펜실바니아주, 루마니아 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기업 역시 활발하게 SMR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SMR 건설을 앞당기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제작에 필요한 특수설비 구축과 시제품 제작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GS에너지는 뉴스케일 SMR의 주제어실과 동일한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서울대에 설치해 SMR 전문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SK, 현대건설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서로 다른 SMR에 투자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이 토종 SMR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술로 제작될 SMR이 개발과 수출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지려면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도 SMR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지고 다른 나라보다 SMR의 시작이 늦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여전히 탈원전의 뿌리들이 훼방을 놓고 있지만 정책적 주관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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