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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한국 경제에 먹구름 드리우는 중국발 D의 공포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효과는커녕 오히려 경기 침체 경고등이 여기저기서 켜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각국이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돈줄을 죄고 있는데 중국만 물가하락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물가는 하락하는데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했다” “일본형 장기불황이 시작됐다”는 분석과 평가가 잇따라 나온다. 팬데믹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을 기대했던 우리로선 불안한 신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힌 7월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 올 1월 2.1%를 기록한 뒤 3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다 6월엔 0%까지 떨어지더니 결국 마이너스로 직하했다.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4.4%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이 소비 진작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문제는 2021년 초 코로나19 유행당시 CPI 하락이 일시적이었던 데 비해 지금은 수요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성장동력 감소 등 구조적·장기적이라는 데 심각성이 크다.

다른 경제 지표도 좋지 않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9.3으로 기준점 50 밑으로 떨어졌고 청년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다. 중국 수출은 14.5%나 줄었고 외국인 투자 급감, 해외기업과 생산시설의 탈중국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제조, 소비, 수출, 고용 등이 모두 부진하다보니 2분기 경제성장률(6.3%)도 시장 전망치(7.1%)에 못 미쳤다.

중국 경기 둔화는 중국 의존도가 심한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국 반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부진한 한국 경제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이 7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 경기 회복 요인을 꼽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월 경제동향’에서 중국 경기 회복 지연을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발 리스크를 꼼꼼히 살피고 관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아가 대중(對中) 교역 구조와 수출 전략을 다시 다듬을 필요가 있다. 중국 수출 부진은 중국내 경기 침체(65%) 탓이 크지만 우리 제품 경쟁력 저하(35%)도 크다. 중국의 기술 향상으로 중간재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아쉬워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교역 판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수출지역 다변화는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무엇보다 기술력 제고로 제품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게 최고의 수출전략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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