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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전세사기특별법, 피해 구제 사각지대 해소 더 세심히

27일 정부가 공개한 전세사기 피해지원방안은 피해자의 주거안정에 초점이 맞춰 있다. 최근 인천 미추홀구에서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 3명이 경매로 인한 강제퇴거와 생활비 부족으로 기본적 생활이 어려웠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특별법을 통해 피해자의 경·공매 절차에 특례를 부여해 주택 매입을 지원(최대 5억원 저리 대출)하고 거주만 원할 경우엔 공공이 매입해 주변 시세 대비 30~50%의 임차료로 계속 살 수 있도록 했다.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재해·재난으로 인한 이재민으로 간주돼 1인 가구 기준 매달 최대 102만원의 생계·주거비를 6개월간 지원받을 수 있다. 피해자대책위원회와 야당이 요구하는 떼인 보증금 선(先)지원만 빼고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지원책은 거의 망라한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지원을 받기 위한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모호한 규정이 많고 형평성 논란 소지도 다분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추가 보완책 마련이 불가피해보인다. 특별법에 따르면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임차주택에 대한 경·공매 진행,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한 서민 임차주택, 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다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 보증금의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등 총 6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임차인에 한정된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피해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인 데다 ‘다수’ ‘상당액’의 기준, 서민 임차주택을 구분하는 면적이나 보증금 등이 모호해 시행 과정에서 일대 혼선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예컨대 통상 서민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보는데 임차주택 면적이 86㎡로 조금이라도 기준을 넘으면 아예 배제될 수 있다. ‘경계선 효과’ 때문에 억울하게 배제되는 사람이 없도록 피해지원위원회가 유연하고, 탄력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차제에 정부·여당은 집값 급락으로 전셋값이 집값에 근접하거나 역전된 ‘깡통전세’, 전세 기피 현상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와 관련한 대책 마련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깡통전세나 역전세는 조직적 전세사기 피해자와 구분해야 하지만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형편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전세금 반환 목적이라면 일시적 대출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피해자 긴급 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지연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국회에는 야당의 특별법안도 올라 있다. 정부·여당의 안과는 달리 전세사기 보증금의 선(先)지원·후(後)청구권 행사가 들어 있다. 피해자들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사적 계약에 따른 피해를 세금으로 직접 구제하는 것은 사회적 파장이 엄청나다. 긴급 구제에 걸맞게 일단 합의된 것부터 서둘러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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