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나 정치는 물론 개인생활과 같이 무슨 일이라도 잘하려면 우리 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우리 편의 존재감은 상황이 좋을 때는 잘 모를 수 있지만 어떤 일을 도모하거나 힘든 상황에 처하면 한 사람이라도 엄청 아쉬울 때가 많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일을 도모하기 전에 내 편을 만들어 놓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일을 벌인 후에 내 편을 찾는 경향이 있다.
사업하는 경우에는 우리 물건을 자주 구매해주고 좋은 입소문도 내주는 고객이 우리 편일 것이다. 정치에서는 열성적인 지지자가, 개인생활에는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친구가 우리 편일 것이니 그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편을 많이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비용도 지출하지만 어지간해서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 우리 편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어느 심리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유능하고 따뜻한 사람과 교류하려고 한다는데 마케팅 분야에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있다. 즉, 반복적으로 거래를 하면서 타인에게 추천해줄 마음까지 갖는 고객들의 충성도는 고객만족도에 영향을 받고, 고객만족도는 서비스 품질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편인 고객의 충성도가 만들어지는 출발점은 서비스 품질을 잘 관리하는 것이 된다.
그런데 서비스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는, 유형성(시설이나 종업원 복장 등), 신뢰성(기업의 약속 준수 등), 확신성(종업원 능력에 대한 확신 등), 반응성(신속한 서비스 등), 공감성(고객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등) 5가지를 들 수 있다. 이 5가지 중 앞의 4가지 요소는 유능함에 해당되고, 마지막 공감성은 따뜻함에 해당될 것이다. 따라서 서비스 품질 요소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고객을 본능적으로 우리 편이 되게 만드는 열쇠가 된다. 따지고 보면 정치 분야나 개인생활 등 다른 분야에서도 이 요소들을 잘 응용해서 관리하면 우리 편을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할 것이다.
우리 편에 대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기업의 경우 우리 회사와 반복적으로 거래한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 편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는 우리 회사와 단골처럼 자주 거래를 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이 거래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래서 만약 더 좋은 것을 제공하는 다른 회사가 나타나면 쉽게 거래처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를 거짓충성도(spurious loyalty)라고 하는데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거짓충성도는 고객만 탓할 일이 아니다. 회사가 대처를 잘못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고객들의 수요가 변할 수 있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경쟁자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을 계속 우리 편으로 유지하려면 경쟁자보다 우월한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손자는 병법에서 ‘전쟁은 승리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전쟁을 하려면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 때 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무슨 일을 도모하든지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려면 먼저 이해관계자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 놓기 위한 서비스 품질관리부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창복·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