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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실내마스크 해제, 기준·시기보다 중요한 건 자율

정부가 2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실내마스크 해제 로드맵을 확정 발표했다. 골자는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발생 추이, 안정적 의료 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 등 4가지 기준을 마련하고 이 중 2가지가 충족되면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감염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의료기관과 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의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단계별 전환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로 실내마스크 해제시기를 예단하긴 어렵다. 그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7만~8만명에 육박하는 데다 감염병재생산지수도 1을 넘기며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이면 조만간 하루 10만명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위중증 환자도 500명을 훌쩍 넘기고 하루 사망자도 50~60명 선이다. 게다가 동절기 추가 접종률도 기대 이하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정부 목표치( 50%)를 절반가량 웃도는 28% 정도에 불과하다. 당분간 해제는 기대난망이다. 2주 이상 연속 감소라는 안정화 요건을 채우려면 적어도 내년 1월 설 고비를 넘긴 이후에나 기대해볼 일이다.

따지고 보면 위드 코로나의 분수령은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의 해제였다. 당시에도 재유행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적지 않았다. 실제로 보복성 행락여행과 소비가 일어났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1만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상처만 남은 100일간의 행복”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친 후 9월 말에야 실외마스크 해제가 가능했다. 당시에도 재유행 안정세 진입이 가장 중요한 지표였다.

실내마스크는 코로나 터널의 마지막 관문이다. 어린이 정서발달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주장을 더는 외면하기도 힘들다. 이미 식당 문턱을 드나들 때만 마스크를 쓴다는 ‘웃픈’ 현실도 사실이다. 해제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그렇다 해도 서둘러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럴 필요도 없다. 관건은 불만과 불안감 모두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실내에서 벗는다고 코로나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오죽하면 위드 코로나겠는가.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위드 코로나는 실내마스크 해제 이후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해제의 기준이나 시기보다 중요한 건 자율이다. 지금은 멀었지만 의무가 해제된다고 해도 자신을 위해서든, 남을 배려해서든 스스로의 판단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다른 남을 흘겨볼 이유도 없다. 그게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자율로 전환했을 때 얼마나 방역이 잘 되느냐에 한국 사회와 우리 국민의 수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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