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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고용 수출 투자한파, 더 절실해진 기업활력 정책

내년 전망용 설문조사들에 나타난 기업 심리가 연일 바닥을 친다. 한도 끝도 없이 수세적이다. 마치 동면에 들어가는 곰과 같다. 잘못된 전략은 아니다. 그만큼 경영환경은 혹한기 한파 속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8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전망조사’ 결과는 그런 분위기의 분수령이다. 내년 경영계획의 최종안은 차지하고 초안이라도 수립한 기업 비율이 절반 수준(54.2%)에 그쳤다. 그나마 ‘현상 유지’나 ‘긴축’을 하겠다는 응답비율이 90%를 넘는다. 이들이 생각하는 경영 대책은 당연히 원가 절감(72.4%), 유동성 확보(31%), 인력 운용 합리화(31%)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9일 발표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도 마찬가지다. 내년 수출증가 예상치가 평균 0.5%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기·전자(-1.9%), 석유화학(-0.5%)은 역성장이 전망이다. 이러니 대응책도 비용 절감(35.6%), 고용조정‘(20.3%), 투자 연기 및 축소(15.3%)밖에 없다.

상황이 이쯤 되니 고용 한파는 이미 현실이다. 고용시장 기본통계는 사상 최저의 실업률로 아직 훈훈한 듯 보이지만 졸업 방학 휴가철 등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단기적인 추세는 벌써 3개월 연속 감소다. 고용 호조는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어서 더 일하기를 원하는 청년 단기 근로자 수도 올해 12만명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1만5000명이나 많다. 그건 추가 취업이 가능하고 그걸 희망하는 불완전 취업의 젊은이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에서조차 올해도 어김없이 대규모 명퇴를 실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놀라운 건 위축경영을 하겠다는 기업들조차 돌파구를 원한다는 점이다. 설문조사에 그대로 나타난다. 대부분 한 곳을 가리킨다. 정부 정책이다. 경총 설문조사에선 현상유지나 긴축을 선택한 기업 중 다섯에 셋은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인하안이 통과되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도 25.4%나 된다. 전경련 설문에서도 원자재 수급 관련 세제 지원(38.0%)이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우선 희망사항으로 거론됐다.

한국경제의 최대 에너지원은 기업이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책이 곧 한국경제 위기극복의 최선책이란 얘기다. 적어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세제와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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