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3.4%(716만6000가구)를 넘어섰다. 7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05년엔 20%였는데 저출산·고령화, 비혼족 증가로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9세 이하가 1인 가구의 19.8%로 가장 많았다. 70세 이상(18.1%), 30대(17.1%)가 뒤를 이었다. ‘MZ세대’로 불리는 청년층과 홀몸노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세 집 중 한 집꼴이지만 2030년엔 35.6%, 2050년엔 39.6%에 달하며 계속 늘 것으로 예측됐다.
‘나 홀로 가구’의 주거와 소득, 복지는 전체 가구 평균과 비교해 모두 열악했다. 내 집을 가진 1인 가구는 열 중 셋에 불과하고 42.3%는 월세로 살고 있다. 지출품목 중 주거·수도·광열이 18.4%로, 주거비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연평균 소득은 2691만원으로, 전체 가구 연평균 소득(6414만원)과 견줘 42% 수준에 불과했다. 1인 가구의 절반 이상은 결혼을 아예 불필요하거나 안 해도 상관없다고 답했다.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진작 제기된 문제이지만 이에 상응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와 정책의 틀을 바꾸는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그나마 회사의 미래인 청년층의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들이 한 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비혼 선언을 한 임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휴가 5일을 주고, 결혼식 화환 대신 반려식물을 보내주기도 한다. 회사가 지원하는 건강검진 대상자를 ‘본인과 배우자’에서 ‘본인과 가족 1명’으로 바꾸는 곳도 늘고 있다.
반면 1인 가구에 대응한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은 굼뜨기만 하다. 청년들의 경우 3~4인 전통 가구 중심의 주택청약제도와 임대주택 입주 조건에 불만이 크다. 윤석열 정부 들어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값비싼 땅에 나홀로족을 대상으로 한 소형 주택을 얼마나 공급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연말정산 공제 등 세제 혜택에서도 불이익이 크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고령층 홀몸노인에게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대응, 노후 돌봄 같은 복지 서비스 확대가 절실하다. 같은 아파트나 다가구주택에 사는 주민이 노인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일정 보수를 받는 등 복지 프로그램도 검토할 만하다.
1인 가구 시대로의 구조 변화는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를 안기고 있다. 비혼족의 증가 추세와 맞물려 나홀로족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을 포용할 맞춤형 정책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