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털사이트 구글에서 우리나라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국내 단어는 ‘기후변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쳤고, 심지어 ‘카타르월드컵’도 넘어섰다.
구글코리아가 7일 발표한 국내 트렌드 검색어 ‘종합 부문’ 순위 결과다. ‘기후변화’에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초단기 강수 예측’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이태원 사고’ 등이 순서대로 5위권에 올랐다.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 증가는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 이슈에 직접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이번 구글 검색어 결과도 이 같은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류에게 기후변화는 ‘이미 다가온 위기’다. 그것도 엄청난 파장을 품고서다. 올해만 지구촌 일상을 파괴한 이상 기후가 여럿이다. 폭우(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폭풍(캐나다, 필리핀, 모잠비크 등), 폭염(인도, 미국, 스페인 등), 폭설·이상 저온(카자흐스탄, 미국, 칠레 등) 등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이다. 온난화로 한반도에서 아열대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어장에서 한류성 어류 대신 난류성 어류가 급증하며, 사계절에서 봄·가을이 사실상 실종되는 등의 변화는 지금 우리가 절절하게 체험하고 있는 그대로다.
서울 용산 헤럴드 본사 사옥에는 기후위기시계가 설치돼 있다. 헤럴드가 지난해 5월에 전 세계 3번째, 아시아 최초로 설치했다. 시계는 전 세계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올라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표시한다. 1.5도 오를 경우 지금과 같은 산업활동이나 일상생활은 불가능해진다는 게 시계의 경고다.
헤럴드 설치 당시 시계는 ‘6년 235일’을 가리켰다. 이후 6년이 곧 깨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지난해 10월1일 ‘7년295일’로 늦춰지는 이변이 일어났다(7일 현재 다시 6년227일로 악화). 어찌 보면 인류의 노력 여하에 따라 기후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로마클럽이 “(개발과 성장 매몰에 따른) 기후위기 등으로 오는 2050년에 인류 문명이 파멸할 것”이라고 경고한 게 1972년이다.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이 보고서에 당시 전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그 이후 50년 간 방향의 대전환은 없었다. 구글 검색어 1위 결과에서 보듯, ‘기후변화’에 대한 밑으로부터의 자각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환경정책 대전환으로 화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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