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트 착용 의무 해제 논란이 코로나19 과학방역의 오점으로 남을 모양이다. 방역당국의 고지식한 대응에 지자체의 성급한 독자 강행 추진 발표, 정치권의 동조 등으로 위드코로나 완성 과정에 불필요한 난맥상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벌써 2년 반이나 되다 보니 실내 마스크도 벗자는 요구는 벌써 오래전부터 나왔다. 전 세계 각국은 올봄부터 마스크를 벗어버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 등으로 국민의 98%가 코로나 항체를 갖게 됐으니 우리도 서구 국가들처럼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요구가 무리는 아니다. 실제 그 나라들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지도 않았다. 게다가 마스크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영유아기 아이들의 피부질환뿐 아니라 정서와 언어발달에도 지장을 준다는 건 확인이 불필요한 상식이다. 심지어 식당과 카페, 주점 등에선 출입과 계산할 때를 제외하면 이미 노마스크가 일상이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겨울철 유행 이후 단계적 완화 방향을 논의 중”이란 답변만 계속했다. 겨울감기 끝나고 보자는 것이다. 별다른 과학적 근거나 로드맵 제시도 없이 해제는 내년봄에나 생각해보자는 식이다. 그러니 혹시 모를 재확산의 위험과 그에 따른 비난만 피하려 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광역시가 독자적으로 내년 1월부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방역당국에 통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충남도도 같은 방침을 밝혔다. 방역당국은 단일 방역 체계를 들며 분명한 반대 입장이다.
하지만 따져볼수록 불필요한 충돌이다. 방역당국에 준비가 없었던 게 아니고 시기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유연한 대응과 소통이 없었을 뿐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방역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해제할 기준이나 지표를 만들라고 지시한 게 지난 9월 말이다. 그게 오는 15일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23일 회의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알려진 바로는 1월 말이면 해제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대세다. 한 총리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 일부가 “1월 말 노마스크 시행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도 인터뷰를 통해 “내년 1월 말이면 의무 해제가 가능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노마스크는 돌고 돌아 1월이다. 지자체와 방역당국 간 충돌이 계속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