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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공시가 현실화율 2년 전 수준 동결, 조세부담 덜 고육책

국토교통부가 22일 개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공청회’에서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내년도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1차 공청회에서 조세재정연구원이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리되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올해 평균 71.5%에서 내년 69%로 낮아진다. 집값 하락세가 가팔지면서 실거래가가 공시가를 밑도는 ‘역전 현상’이 속출하자 내년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려던 애초 방침을 바꿔 조세 저항을 줄여보려는 수순을 국토부가 밟고 있다.

집값이 급락해 공시가격 밑으로 내려간 사례가 속출하는 데도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납부자가 122만명으로 작년보다 28만명 넘게 늘어났다. 서울만 따지면 전체 주택 소유자의 22.4%로 집을 가진 5명 중 1명 이상이 종부세를 낸다. ‘극소수의 부동산 부자에게 물리는 세금’이란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조세 정의를 실현하겠다며 2030년까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현실화율 로드맵(15억원 이상은 2025년)을 강행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공시가격은 지난 2년간 무려 36% 넘게 올랐고 집 한 채 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 가구들도 종부세 대상에 대거 편입됐다. 현실과 동떨어진 공시가격이 ‘보편증세’, ‘서민증세’라는 비판을 받은 이유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정부는 최소한 2020년 수준으로 부동산 관련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작년 공시가격으로 올해 종부세를 매기려 했고, 1주택자의 경우 한시적으로 종부세 비과세 기준을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입법에도 나섰으나 모두 제1야당의 ‘부자 감세’ 벽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공시가격 조정은 그나마 법률 개정 없이도 정부가 원칙을 정하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종부세 대상자로 새로 편입된 3040들은 지금 집값은 떨어지는데 담보대출 금리는 치솟고, 여기에 보유세 부담까지 더해지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떠안고 있다. 공시가 2년 전 수준 동결은 이들의 고통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다.

‘현실화율 90%’가 집값 급변기에 초래하는 부작용을 톡톡히 체험한 만큼 차제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 목표치 90%를 80% 수준으로 내리고 목표치 도달기간도 5~10년에서 13~20년으로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부동산 시세는 예상을 벗어나 급등락하거나 장기간 상승 또는 하락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시세 자체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보유세 산정 방식의 전면적 손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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