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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해피격’ 文정부인사 첫영장, 사실·증거로 진실 밝혀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6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첫 구속영장이다. 특히 검찰이 문재인 정부의 장관급 고위 인사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지 출발부터 주목된다.

물론 영장 발부가 유무죄의 판단은 아니다. 하지만 영장이 발부된다면 검찰 수사는 한결 탄력을 받게 되고 그 끝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할 공산이 크다. 그 반대라도 파장은 만만치 않다. 무리한 수사로 정치탄압을 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이 힘을 얻어 검찰은 물론 윤석열 정부에도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자진 월북 여부라 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이씨가 스스로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족은 그게 정부의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발까지 한 상태다. 검찰은 일단 당시 정부가 이씨 월북을 조작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자진 월북과 배치되는 감청정보 등의 군사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에서 삭제하도록 했다는 서 전 장관의 혐의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자진 월북으로 짜맞추기 위해 증거를 은폐하거나 왜곡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김 전 청장의 혐의도 그렇다. 이씨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에 한자가 적혀 있는 등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보고가 올라와 월북 주장과 상충되자 김 전 청장은 “나는 안 본 것으로 할게”라고 했다고 밝힌 감사원의 감사 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총격을 받아 사망한 것은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직무를 유기하고, 더욱이 의도적으로 ‘자진 월북’으로 사건을 몰았다면 그게 누구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라는 전 정부 측 주장을 배제할 근거도 아직은 확실치 않은 상태다.

사건의 실체는 이제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 그 결과와 후폭풍이 어떠할지는 짐작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정운영 전반에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그런 만큼 그 과정에 어떠한 정치적 판단이나 진영 논리가 개입돼선 안 된다. 검찰과 사법부는 국민과 역사 앞에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오로지 법과 원칙, 사실과 증거에 입각해 사건의 진실을 명확히 밝혀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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