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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 중거리미사일 또 발사, 엄중한 안보상황 빈틈은 없나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5일 동해상으로 지대지 미사일 4발을 발사해 가상 표적을 정밀 타격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발사된 미사일은 에이태큼스(ATACMS)로, 전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대응인 셈이다. ATACMS는 사정거리 300km로, 축구장 3~4개를 동시에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의 도발을 원점에서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확인했다는 합참의 발표가 든든하다.

북한의 도발 폭주는 요즘 들어 부쩍 횟수가 잦고 강도도 커 더 걱정이다.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작으로 열흘 사이 모두 다섯 차례나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더욱이 4일에는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IRBM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4600km를 날아간 뒤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의 전략자산이 주둔하는 괌(3500km)까지 날아가고도 남는 거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두 차례의 ‘화성-12형’ 시험 발사는 고각으로 쏘아 비행거리를 줄였지만 이번에는 최대 사거리가 나올 수 있는 발사각을 유지한 것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여차하면 괌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 경고의 성적이 짙다.

이번 도발이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핵 고도화로 이어지는 수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외신에 의하면 미국은 4일(현지시각) 북한의 IRBM 발사에 대해 고강도 대응을 예고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발사 직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무모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공식 입장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는 의미다. 실제 북한은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고, 김정은·김여정 남매는 전술핵을 선제 사용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위협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의 핵 위협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미국으로서는 더 긴장하는 것이다.

국가의 안위가 매우 위협받는 엄중한 상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 경각심은 너무도 무뎌 보인다. 나라의 안위가 위중한 상황에도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으로 날을 새우고 있다. 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치권은 안보당국과 함께 초당적 협력으로 위기극복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특히 북한은 핵을 들고 버티면 국제사회의 고립만 자초할 뿐,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라도 무모한 무력도발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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