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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광장]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앞당기는 상생협력 제언

현재 우리 사회는 플라스틱의 과소비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950년 약 150만t에 불과했던 플라스틱 생산량은 최근 3억5000만t으로 약 230배 증가했다.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도 연간 3억t에 이르지만, 재활용되는 비율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소각 매립되거나, 환경으로 방치돼 육상 및 해양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2050년에는 해양의 물고기 수보다 플라스틱의 양 더 많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폐기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4% 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2년 2월 5차 유엔환경총회에서는 이러한 플라스틱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까지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미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략을 세워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자원순환, 적정처리 및 해양 폐기물 관리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화학산업은 세계 5대 강국 중 하나이며, 석유로부터 플라스틱을 연간 약 1500만t 이상 생산하고, 이중 절반 정도는 국내에서 다양한 제품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최근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양은 연간 약 1000만t에 달하고 있다. 이중 상당량은 플라스틱을 태워서 에너지를 회수하거나 재활용되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양이 여전히 단순 소각되거나 매립되기도 한다.

우선 플라스틱의 사용과 소비를 줄이고, 수거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립되거나 소각하지 않고, 다시 자원으로 순환시켜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단순 재질이 아니라 다양한 플라스틱 복합재질로 구성돼 재활용하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고, 고도의 선별과 재활용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중 비교적 재활용이 잘 되는 PET병도 최근 우리 국민이 열심히 참여해 분리 배출을 하고 있으나, 고품질 PET 병으로 다시 순환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첫째 이유는 무색과 유색 또는 다른 플라스틱 재질이 혼합 배출되거나 오염돼 있으며, 각종 이물질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수거 후 플라스틱 선별 공정이 아직도 인력 선별과 단순 기계적 선별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을 위해서는 선별과 재활용 공정의 고도화 및 현대화 시설투자,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 재생원료 품질 인증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 생산된 고품질 재생원료를 다시 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술 또한 개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중소기업 위주의 선별과 재활용 체계에서 벗어나 대기업의 대규모 기술 개발 투자와 참여 확대, 중소기업과의 협력체계 구축, 역할 분담, 상생 모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내 플라스틱 순환경제 기반 구축과 함께 점점 심화되는 국제 플라스틱 환경 규제 강화에 대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제품의 수출 전략, 유럽과 미국 등 탄소국경세 대응을 위해서도 반드시 국내 플라스틱 순환경제는 시급히 구축돼야 한다.

장용철 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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