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직후 매도 물량 많을 수도
더블유씨피의 성공적 상장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 붙은 가운데 유망업종을 영위하는 더블유씨피의 성공이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하지만 기관수요예측에서 주관사들이 제시한 희망공모가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상장 후 주가 오름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량 부담도 변수다. 더블유씨피는 2차전지 분리막 제품의 연구·개발·제조·판매를 영위하는 회사다. 일본 마스터트러스터신탁은행이 출자한 W-스코프가 35.91%(공모 후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855억원, 영업이익 473억원의 실적을 냈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SK아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외에 상장된 8개 유사업종 기업과 상각전이익 대비 경제적 가치(EV/EBITDA)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를 추정했다.
주관사들은 더블유씨피의 매출액이 올해 2584억원에서 2024년 5194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EBITDA는 903억원에서 2284억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봤다. 이렇게 해서 나온 더블유씨피의 주당평가가액은 13만원을 넘었다. 이 값에 24.8%~39.9%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나온 희망공모가 범위가 8만원~10만원이다. 하지만 더블유씨피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33.28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고, 결국 희망공모가 상단 보다 40%나 낮은 1주당 6만원으로 공모가를 수정했다. 상장 후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주가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물량 부담도 변수다. 상장 후 발행주식의 39.06%가 매도 가능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참여자의 95% 이상이 의무확약을 하지 않았다.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해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홍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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