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대표단이 7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에 ‘2030 세계박람회 유치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전의 서막이 올랐다. 유치계획서에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주제로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부산의 역동적인 스토리텔링 등 6대 차별화 전략을 담았다고 한다.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꼽힌다. 유치에 성공한다면 물류 국제도시 부산의 위상은 물론 4차산업혁명 시대 초격차 기술을 선도할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차원 더 높일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번 박람회는 앞서 개최한 대전엑스포(1993년)나 여수엑스포(2012년)와 차원이 다르다. 이들 엑스포는 ‘인정엑스포’로 기간은 3개월이었고 행사비용도 개최국이 부담했다. 반면 5년마다 열리는 BIE의 ‘등록엑스포’는 최장 180일 동안 진행되고 200여개 참가국들이 전시관 설치비용을 부담한다. 통상 관람객이 3500만명을 넘어 2002년 월드컵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관람객 300만명과 138만명을 압도한다. 생산 유발 효과 43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8조원 등 모두 61조원의 경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까지 월드컵과 올림픽, 등록엑스포를 전부 개최한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내년 11월 170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되는 2030엑스포 유치전은 현재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의 삼파전 구도다. 이 가운데 리야드가 가장 강력한 상대다. 리야드는 왕족 일가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중동의 개발도상국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57개국이 가입한 이슬람협력기구(OIC)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데다 올해 국제유가 고공 행진 등의 요인으로 유럽에서의 영향력도 높아졌다. 판을 뒤집어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 내려면 컨트롤타워인 총리실의 외교적 역량과 우리 기업들이 다져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내야 한다.
특히 기업의 참여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아시아 첫 엑스포인 1970년 오사카엑스포 유치 때 기업인들이 세계경영의 영향력을 활용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우리도 글로벌 기업인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에 대통령 특사로 유럽·북미출장을 가고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 회장이 이달 중순 일본을 방문해 유치지원활동을 벌인다. 세계적 팬덤의 BTS가 부산콘서트로 가세하는 것도 천군만마다. 이들의 열정은 국민적 응원이 뒷받침될 때 배가된다. 부산엑스포를 향한 국민적 열기가 성공의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