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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재명 민주당’ 최대 과제는 실종된 정치 복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가 내세운 당 운영 기치는 한 마디로 ‘민생 회복’이라 할 수 있다. 28일 대표 경선 직후 수락 연설에는 이러한 기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날 이 대표는 “혁신과 민생 개혁의 성과로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면 정부 여당에 적극 협조하겠다”고도 했다. 그 방안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며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대 야당 대표가 취임 첫 언급으로 협치와 민생안정을 내세운 것은 환영할 일이다. 역대급 고물가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환율, 높은 금리로 민생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상황이다. 여든, 야든 이를 외면하고는 어떠한 정치적 결과물도 얻을 수 없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연이은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했다. 부동산정책 등 민심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를 민생 우선의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당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이 대표의 말처럼 ‘승리하는 민주당’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실종된 정치 복원이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에서는 그러한 ‘정치’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특히 지난 21대 총선 이후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180석의 절대 의석을 차지하면서 정치는 사라지고 전례 없는 입법 독주만 2년 넘도록 난무하고 있다. 게다가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골몰하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상대 약점을 찾아 공격하는 저급한 정치가 만연해 있다. 정권이 교체된 뒤에도 달라진 건 없다. 이를 바로잡는 것이 정치 복원이고, 이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인 셈이다. 수락 연설에서 이 대표가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실천 의지를 거듭 다졌다는 것이 무엇보다 다행스럽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인사 난맥과 미숙한 정책 추진, 여당 내 혼란 격화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20%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여권을 떠난 민심의 흐름은 민주당으로도 그 물꼬를 트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재명호(號)’민주당의 방향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정부 여당의 궤도이탈을 견제하며 낮은 자세로 국민과 국익을 위해 매진하는 것이다. 그게 민심의 물꼬를 되돌리고 나아가 정권을 되찾는 길이다. ‘사법 리스크’ ‘사당화’ 논란이 거세지만 ‘이재명 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이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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