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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검찰총장 후보자 ‘친윤’ 논란, 돌파구는 중립성뿐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를 둘러싼 ‘친윤’ 논란이 거세다.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시절 인연이 깊었다는 게 그 근거다. 실제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이 후보자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측근에서 보좌했다. 그전에는 2017년 국정농단 수사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윤 대통령과 실질적 수사 공조도 했다. 게다가 대검 차장검사로 총장 직무대리를 하면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찰 인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그러니 ‘윤석열 사단’의 핵심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당장 이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평가는 가혹할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지명 직후 ‘허수아비 검찰총장’이니, ‘바지 검찰총장’이니 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어차피 윤 대통령이 자신의 사람을 뽑을 것이었다면 왜 이렇게 검찰총장 지명을 끌었느냐는 것이다. 정권이 검찰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는 강한 의혹도 그 행간에는 포함돼 있다. 이는 법조계 일각의 시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후보자를 대검 차장으로 발탁할 때 총장을 염두에 두고 적당히 시간을 끌다 모양새를 갖춰 지명했다는 것이다.

검찰 조직은 늘 정치적 외풍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검찰 조직을 손에 쥐려는 권력의 속성 때문이다. 문제는 검찰 수장이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다. 역대 검찰총장 가운데 정치적 논란 없이 순조롭게 임명된 예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권력자의 뜻에 순응해 정치적 중립성을 외면하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수사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과 충돌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경우가 그렇지 않았나. 권력의 미움을 사면서도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아 국민의 환호를 받았고, 그게 원동력이 돼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이 후보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다를 게 없다. 임명권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나아가면 된다. 이 후보자는 지명 소감에서 “국민 목소리를 더욱 겸손하게 경청하고 검찰 구성원의 힘을 합쳐 기본권 보호에 모든 힘을 다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정도면 충분하다. 그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다.

윤 대통령과 정치권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검찰의 수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 윤 대통령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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