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더 적극적인 전면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윤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한 8일 기자들과의 출근길 문답에서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잘 받들며 초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인적 쇄신 요구와 관련해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그 직후인 이날 오후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퇴 입장을 밝혔다. 자진 사퇴라고 하나 사실상 경질인 셈이다. 하지만 문제투성이 교육부 장관 한 사람 찍어내고 분발을 다짐하는 정도의 ‘찔끔 쇄신’으로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다. 정권의 명운을 거는 대대적 쇄신이 요구되는 이유다.
사면초가에 처한 윤 대통령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연일 급전 직하하는 국정 지지율이 잘 말해준다. 취임 석 달에 불과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처참할 정도다. 50%를 훨씬 웃돌던 지지율은 20% 초반대로 떨어지며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물론 국정을 운영하다 보면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게 마련이고 이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결코 무시해서도 안 될 지표다. 추세적 하락이 지속되면 국정 운영 동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추진 정책은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력한 추진 동력으로 밀고 나가야 하는 저항 거센 개혁 정책은 손도 대기 어렵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별로 의미가 없다”고 무시했다. 이런 안이한 사고가 지금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이제라도 쇄신의 의지를 밝힌 것은 다행이다. 그 쇄신의 핵심은 인사다. 따지고 보면 윤 대통령이 처한 위기는 인사 부실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 등 특정 분야 출신을 요직에 대거 기용하거나 개인 연고 중심의 인사가 그렇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나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사적 친분이 작용한 대통령실 직원 채용 등도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비록 ‘9급’이라 해도 윤 정부가 내세운 ‘공정’의 기치에 반하며 민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출범 초기부터 국정 운영이 난맥상을 보이는 것은 윤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 크다.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인사는 인재의 풀을 최대한 넓혀 전문성과 소신을 갖춘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인사라야 막힌 국정도 활로가 트인다. 인사가 만사라 하지 않았는가. 사퇴한 박 장관 후임은 물론 시급히 보완해야 할 인사가 적지 않다. 의료 복지 연금 등 사회 개혁을 주도할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지체되고 있는 인사는 이러한 관점에서 서두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