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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치 앞도 예측 안 되는 혼돈과 초불확실성의 경제

경제 상황이 시계제로(0)다. 불확실성 정도로는 표현이 미흡하다. 그야말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다.

기후위기로 대변되는 환경,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기술, 미-중 갈등과 패권경쟁, 역사상 유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까지 세계는 총체적 대변화의 시대다. 무역대국 한국이 그 변화의 한가운데 놓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해도 최근 나타나는 급변 상황은 가히 혼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내리막 각도는 예상 그 이상이다. 6일 코스피는 49.77포인트(2.13%)나 떨어진2,292.01로 속절없이 2300선이 무너졌다. 팬데믹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코로나가 한창이던 1년8개월 전, 2020년 10월로 돌아간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 종가보다 6.0원 오른 1306.3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1311.0원까지 오르다 진정된 가격이지만 13년 만에 가장 높다.

놀라운 건 이런 결과들이 국제유가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는 점이다. 고공 행진을 하던 국제유가는 5일 10% 가까이 떨어져 거의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오늘날 글로벌 인플레의 가장 큰 원인인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금융시장에 긍정적이긴커녕 하락세를 자극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든 것이 향후 경기침체에 대한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천장 모르던 금값이 떨어진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도 그렇다. 미국의 채권시장에서는 경기침체의 전조인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까지 일어났다.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요인은 또 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6일 1만9000명을 넘었다. 지난달 27일 3000명대에서 불과 열흘 만에 2만명이 코앞이다. 오미크론의 정점이던 지난 5월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다.

현 위기 상황 종식 이후의 경제 회복은 아직 너무도 먼 미래의 얘기다. 그때까지는 위기를 버티고 넘기는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모든 경제 정책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반대로 움직이는 요인들을 통제해야 하는 일이다. 물가를 잡으며 더 이상의 침체를 막아야 하고 수출을 늘리며 원화가치도 올려야 하는 식이다. 미끼 하나로 입맛 다른 두 종류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럴땐 최악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 마리라도 제대로 잡는 게 옳다. 현재로선 물가가 먼저 잡아야 할 고기다. 고물가 인플레는 서민층에게 더 가혹한 침묵의 암살자다. 실질임금 하락을 불러오고 거센 임금 인상 압력을 일으킨다. 악순환이다. 그 고리 하나를 끊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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