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에서 1.50∼1.75%로 올랐다.
놀라울 건 없다. 당연한 결정이다. 그만큼 지표들은 초인플레이션 상황이다. 미국의 5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같은 달 기준 41년 만에 최고인 8.6%다. 향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0년 만에 최고인 6.6%나 된다. 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이 나온 이유다.
이것으로 끝날 일도 아니다. 파월 의장은 “7월 회의에서도 0.50% 혹은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5%가 된다. 지난 3월 3년 만에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래 불과 4개월 만에 0%대 금리가 2%대로 올라서는 것이다. 그래도 모자란다고 보는 게 연준이다. 점도표에 나타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다. 내년엔 좀 주춤해겠지만 그래도 예상 금리가 3.5~4.0% 수준이다.
미 연준이 이처럼 거침없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성장과 물가라는 통화정책의 두 마리 토끼 중 하나, 오직 물가만을 잡기로 했다는 얘기다. 경기 후퇴는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조정했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글로벌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대응방안이다. 수십년 만의 고물가와 저성장, 과열 수준의 고용, 심각한 임금상승 압력 등 처한 입장은 비슷하다. 우리 정부도 15일 올해 성장률을 애초 3.1%에서 0.5%포인트 하락한 2.6%로 낮추고 물가는 2.2%에서 4.7%로 2.5%포인트 올리는 수정 전망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법은 훨씬 어렵다. 우리 경제의 영원한 악재인 과다한 가계부채 때문이다. 한계가구는 300만을 넘는다. 금리가 1%만 올라도 연간 18조원 넘는 이자 부담이 생긴다. 인플레 파이팅만 외치긴 어렵다. 그렇다고 한미 간 금리 역전을 두고 볼 수도 없다. 이미 1.75%인 기준금리는 역전이 코앞이다. 핫머니 유출 가능성은 여전하다. 달러당 1300원을 바라보는 환율을 보면 벌써 조짐이 나타난다.
결국 한정된 금리정책하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바로 규제개혁이다. 정부도 방향은 바로잡았다. 복합적 경제위기 탈출구로 공공·연금,노동시장,교육, 금융, 서비스산업 등 5대 부문 구조개혁을 내세운다. 문제는 의지다. 개혁할 곳이 많다는 건 성과를 낼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성과가 좋으면 위기탈출이 아니라 미래 성장의 토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