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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국방우주력 발전과 국제협력

올해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 2차 발사와 한국형 달 탐사 궤도선 발사 등이 예정돼 있다. 우리에게는 기념비적인 일이 될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이벤트다. 그동안의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얻는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뿌듯하다.

우주안보에 대한 선진국들의 관심도 최근 급격하게 고조되는 것을 느낀다. 위성 요격 실험을 비롯해 우주 영역의 군사적 활용, 우주 위협 증가와 같은 소식들이 외신을 통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우주안보는 안전과 국방을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전략적 중요성 측면에서 볼 때 아무래도 국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방부에도 ‘합동성에 기반을 둔 국방우주력 발전’은 요즘 가장 중요한 화두다. 지난해 11월 그간의 노력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립하는 평가회의가 열린 바 있다. 이 자리에서는 국방우주력 발전을 위한 제도, 정책, 전략, 작전수행 개념, 우주산업 육성 등이 중점과제로 제시됐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우주 선진국들과의 다양한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대목이다. 알다시피 우주 영역은 그 경계가 정해져 있지 않아 우주안보를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국방부는 이미 2013년부터 미국과 우주 분야 협력을 위한 협의체인 우주협력워킹그룹(SCWG) 회의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양국 국방부가 ‘한·미 우주정책 공동 연구’를 수립했다. 이러한 한·미 우주정책 공동 연구의 가치와 목적은 우주 협력을 통해 어떻게 전략적 가치를 달성하고 역량을 강화할 것인지를 모색하기 위함일 것이다. 효율적인 연합 우주작전 수행을 위해 한·미 우주통합팀을 운영하고, 국제 우주상황 인식 연습인 글로벌 센티널(Global Sentinel)에도 참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프랑스와 우주 훈련 참여, 인력 교류 등 국방 우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또 자체 항법위성과 발사체 등을 보유한 인도와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유엔의 개방형 워킹그룹(OEWG)에 외교부를 중심으로 참여해 우주안보 분야 신국제규범 수립 과정 및 우주 위협 감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래에 대비하는 국방부의 이런 노력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앞서 말한 국가들과 협력 수준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예를 들면 호주, 뉴질랜드와 같이 남반구에 있는 국가와의 협력을 꼽을 수 있다. 미국, 프랑스 등 주요 우주 선진국 7개국이 주도하는 우주 협의체인 ‘연합 우주작전 구상(Combined Space Operations Initiative)’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한·미 동맹 차원에서는 미 우주사령부 주관의 연합 및 합동 우주 훈련인 ‘슈리버 워게임(Schriever wargame)’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구구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우주는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다. 더 나아가 국가의 발전과 번영을 이끌어가는 전략적 가치를 가진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 혼자 사용할 수도 없지만 선진국에만 허용된 공간은 더더욱 아니다. 우주안보에 대한 관심과 국제적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호석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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