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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용지표 호조와 구인난, 노동규제 개혁의 적기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4월 고용 동향’은 설설 끓는 노동시장의 현실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4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86만5000명 증가했다. 2000년(104만9000명 증가)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은 증가다. 당연히 고용률(15~64세 68.4%)로 1년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은 1.0%포인트 떨어진 3.0%다. 4월 기준으로 고용률은 1982년 월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고 실업률은 1999년 6월 월간 통계 개편 이후 가장 낮다. 산업부문별로 보나, 취업시간별로 보나 여타 지수도 모두 장밋빛이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고용지표다. 경기 호황에도 이런 성적표는 없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호조에다 산업이 비대면,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했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드는 등 고용 호조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한다. 전체 취업자 증가의 4분의 3이 60대와 50대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연령대의 인구가 많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그런 구석이 있다. 전체적으로 좋은 노동지표 중 미미한 아쉬움만 크게 부풀릴 이유도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문제는 경제든, 사회·문화든 과함은 부작용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지표로 본 노동시장은 거의 완전고용 상태다. 이미 기업인들의 구인난 아우성은 현실이다. 단순 업무인 포장근로자를 구할 수 없어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중소 제조업체가 한둘이 아니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 시급으로는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도 없다. 인건비는 벌써 물가의 구조적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에선 은근히 달궈지고 서서히 식는 게 최선이다. 그게 정책이다.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노동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의 고용난을 더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파견근로자 규제, 외국인 고용 허가제, 주 52시간 근로제 등의 노동 규제다. 이런 심각한 구인난의 와중에도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는 모두 합쳐 300만명을 오르내린다. 심지어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0.2시간 감소했다. 그런데도 기업이 일할 사람 구하는 건 점점 더 어렵다.

최고조에 달한 고용시장의 압력을 빼야 한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일자리에 외국인의 채용이 가능하도록 업종 제한, 총량 제한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와 주당 근로시간의 유연성도 높여줘야 한다. 고용호조세인 지금이 노동 규제 개혁의 적기다. 기업에 숨통을 틔울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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