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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용산시대 尹정부, 소통과 협치로 대전환시대 도약대를

윤석열 정부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윤 대통령의 취임은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우선 70여년 만에 제왕적 대통령의 표상과도 같았던 청와대를 떠나 용산집무실 시대를 열었다. 국민과 지근거리에서 열린 소통을 하겠다는 대(對)국민다짐과도 같다. 국회 앞마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시민 사이로 걸어서 입장한 뒤 13남매의 엄마, 청년사업가, 60여년 연기 외길의 배우 등 국민희망대표 20명과 손 잡고 단상에 오른 것도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일 것이다. 용산시대와 동시에 청와대가 국민에게 완전 개방돼 5월의 신록을 즐기는 인파로 가득찼다. 윤 정부의 선정으로 5년 내내 국민의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 정부는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취임식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30년 전 세계화시대 도래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89년 베틀린 장벽이 무너졌고, 1991년 소련이 해체됐다. 경제영토가 무한 확장되는 세계화 물결에 올라타 수출강국 대한민국은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지난해엔 마침내 유엔이 인정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 대전환기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북·중·러와 한·미·일의 신냉전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서방의 러시아 경제 제재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에서 보듯 이는 곧 탈세계화·블록화 시대의 귀환을 의미한다. 경제안보가 화두로 떠오른 배경이다. 다시 맞는 역사적 대전환 속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하려면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윤 정부의 ‘다시 대한민국’ 슬로건에 힘이 실리려면 블록화 시대를 돌파하는 유효한 경제안보 전략이 제시돼야 한다.

윤 정부는 ‘보수·진보 10년 주기설’을 깨고 5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행정력을 가졌을 뿐이다. 이른바 ‘검수완박법’에서 절감했듯이 170여석의 의회권력을 가진 거대 야당 민주당과의 협치 없이는 국정 개혁과제에서 성과를 낼 수 없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 내각 인선 등에서 보인 마이웨이식 직진 성향은 우려스럽다. 국정은 선악이 뚜렷한 범죄가 아니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대화와 타협으로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여론의 절반 가까이를 대변하는 민주당과의 협치를 등한시해선 안 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나라는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문제를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역대 보수는 ‘더 큰 대한민국’(성장), 진보는 ‘더 따뜻한 대한민국’(분배)를 앞세웠다. 윤 대통령은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으로 이 같은 이분법을 깨주길 바란다. 다시 대한민국를 뛰게 하려면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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