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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5대 현금공약 담은 국정과제, 재정건전성 역행 아닌가

5년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방향타가 될 110개 국정과제가 3일 발표됐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국정비전으로 내세웠다.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고, 국민이 골고루 잘살려면 역시 경제성장이 담보돼야 한다. 경제성장의 주역인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풀고,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업에 세금 등 인센티브를 전폭 지원해 역동적인 혁신성장을 이루겠다는 게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골자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과 대비되는 민간 주도 성장을 하려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처럼 초격차 기술을 지닌 기업이 여러 개 나올 수 있도록 국가적 역량을 쏟겠다는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

2년여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견디면서 국가재정이 비상 국면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재정이 여의치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계가 벼랑끝에 몰린 자영업·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려면 나라 곳간이 튼실해야 피해계층이 좌절을 딛고 재기할 수 있도록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새 정부는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 앞세운 5대 현금 퍼주기 공약을 손절하지 못하고 국정과제에 담았다. 각각 수조~수십조원이 들어가는 공약인데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새 정부의 현금성 복지는 현행 30만원인 65세 이상 고령층 기초연금 40만원까지 인상, 부모급여(출산장려금) 100만원, 병사월급 월 200만원, 농업직불금 예산 현 2배 수준인 5조원 확대, 그리고 자영업자 지원용 30조원대 추경 등이다. ‘단계적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긴 했으나 국가부채가 1000조원에 이르는 우리 형편으로는 여전히 버거운 과제다.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올리는 데에 국방예산 5조1000억원이 더 든다. 여기에다 연쇄적으로 장교, 부사관의 월급까지 올려주게 되면 국방 인건비가 국방비 예산(올해 54조6112억원)의 50%를 넘어서게 된다.

새 정부는 공약 소요 예산을 대선 당시 추산한 266조원(5년간)에서 209조원으로 줄였다. 연평균 41조8000억원 정도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예산구조조정(20조원)과 경제발전에 따른 세수 증가(20조원)로 연간 40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신3고(高)의 경제 환경에 부동산세·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을 펼치면서 이만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보다는 포퓰리즘 공약부터 구조조정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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