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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김인철 후보자 사퇴는 마땅…검증도 청문회도 달라져야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했다.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가운데 첫 낙마 사례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관계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부인과 아들 딸이 모두 받아 미국에서 공부하거나 일을 해 ‘공정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재임 중 쓴 법인카드 내용 일부가 사용 한도 지침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있어 거센 ‘낙마’ 압박을 받아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가 내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심각한 도덕적 흠결을 드러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사퇴하는 것이 지명자는 물론 국민에 대한 도리다.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 정부 첫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연일 실망의 연속이다. 인사청문회는 정부 고위 공직자을 맡을 후보자가 그럴 만한 정책수행능력과 걸맞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검증하는 자리다. 하지만 첫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등 6명의 청문회만 해도 이러한 취지와는 거리가 한참 멀어보였다. 후보자마다 의혹이 봇물처럼 넘쳤지만 지적하는 창은 무뎠고, 방어하는 후보자도 판에 박은 변명으로 일관했다. 특히 새 정부의 부처별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거의 충족하지 못했다. 이런 식의 청문회라면 굳이 제도를 이어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없이 고위 공직에 임명된 사례가 30건이 훨씬 넘는다. 도덕성 부실 검증과 여야 간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쟁 탓이 이유의 대부분이다 보니 무용론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새 정부에서도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전관예우 논란을 비롯해 병역 특혜, 부동산 편법 탈법 거래, 세금 누락, 업무추진비 논란, 위장 전입에 부모 찬스까지 단골 의혹 메뉴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공수가 뒤바뀐 여야의 행태도 마찬가지다. 현 정권의 고위 공직 후보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던 국민의힘은 후보자 감싸기에 급급했고, 야당으로 돌아가는 민주당은 어떻게든 윤석열 정부 흠집을 내보겠다는 의도가 곳곳에 엿보인다.

여야의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여당인 민주당에 적용했던 엄격한 잣대를 그대로 유지해 자격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를 걸러내야 한다. 같은 진영 인사일수록 더욱 날을 세우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검증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청문회가 된다. 민주당은 과도한 새 정부 발목잡기는 절대 금물이다. 특정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정하고 밀어붙이는 등 정략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선 또다시 거대한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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