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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최저임금 차등적용, 현실적인 접점 찾아야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던 소득주도성장의 출발점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무산됐지만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올해 9160원으로 41.5% 급등했다. 그러나 일자리 축소와 소상공인 피해가 커졌다는 부정적인 반응은 여전하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인상률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달 5일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윤 당선인이 언급한 최저임금 차등적용 현실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상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가능하다. 다만 지역별 적용은 법개정이 필요하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신경전이 전보다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관한 경영계와 노동계의 시각차는 1차 전원회의에서도 감지됐다. 영세 사업자들의 임금 부담을 줄이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과,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섰다. 저임금 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한국의 최저임금은 과도하게 많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8번째로 높았다. 특히 산업경쟁국인 G7(한국, 프랑스,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미국)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최저임금이 높으면 노동시장의 수용성은 떨어진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는 2001년 57만7000명에서 2021년 321만5000명으로, 20년간 263만8000명 증가했다.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이를 감당 못한 일부 업종과 소규모 사업장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통해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의 일률적인 인상으로 업종 간 최저임금 미만율 편차가 최대 49.1%포인트(농림어업 51.3%·정보통신업 2.2%)에 달했다는 통계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채택한 국가도 많다. 영국이 연령별로, 일본이 지역·산업별로, 호주가 연령·업종·숙련도별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시행 중이다. 미국은 연방 최저임금 외 주별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20세 미만, 풀타임 학생, 직업교육생, 팁을 받는 근로자 등 세분된 기준도 마련했다. 또 멕시코는 59개 전문직에 대한 최저임금을 별도로 설정했다.

최저임금 관련 결과는 미지수다. 노사가 결정 주체로 참여하면서 첨예한 대립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평행선이 불가피한 현재의 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노동시장이나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앞선다. 이 때문에 현행 위원회 방식을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끌어올린 결과는 자명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고용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시기를 대비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주 15시간 이상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는 구직자들에게도 호재다. 윤 당선인이 강조한 시장경제 체제의 회복을 위한 첫 단추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 크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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