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된 마크롱은 20년 만의 재선 성공이란 기록을 하나 더 추가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었던 대선 1차 투표 득표율(마크롱 28.8%, 르펜 23.1%)과 달리 결선투표는 6대 4 수준의 낙승이다.
언론과 정치학자들은 마크롱의 재선 이유를 르펜의 ‘헛발질’에서 찾는다. 르펜은 소외된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 등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문제 제기와 대처 방안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럼에도 유럽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등 그동안 보여온 친러시아 행보에다 유럽의회 의원 시절 공적 자금을 유용한 혐의까지 제기되면서 결국 패배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는 지난 5년간 추진해 온 이른바 ‘마크롱 혁명’에 대한 국민의 평가였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마크롱은 부진한 성장을 공공부채로 메운 역대 정부와 정당들의 무능을 비판하며 지난 2017년 집권했다. 그리고는 철밥통 공공노조, 복잡한 연금 체계, 과도한 기업세금 등 그가 프랑스병이라고 지칭한 분야의 대수술을 진행했다. 법인세는 33.3%에서 25%로 인하됐고 입시제도는 변경됐다. 노동개혁으로 고용유연성도 높아졌다. 국철(SNCF)의 종신고용제는 폐지됐고 복지 혜택도 대폭 줄었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노란조끼 시위와 이로 인한 유류세 인상 정책 철회, 국민의 개혁 피로감 누적 등 반발과 저항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됐음에도 ‘원전 르네상스’라며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밝히는 불가피한 정책반전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치솟은 물가 등 경제 암초도 상당했다. 하지만 그가 ‘아름다운 소명’이라고 천명한 경제 체질개선의 결과는 기대이상이다. 2021년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나 된다. 52년 만에 최고다. 실업률은 7.4%로 13년 만에 가장 낮다. 강한 프랑스는 이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화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20년 만의 마크롱 재선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말할 것도 없이 개혁이다. 많은 이가 마크롱과 윤석열 당선인의 공통점을 거론한다. 정치경험이 전무하고 소신에 따라 자신을 키워준 정권과 결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래다.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공통점이 더 많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들에서 나와야 함은 물론이다. 그건 한국경제 체질개선을 위한 개혁이다.
무엇보다 종종 불통으로 비난받는 마이웨이식 업무 스타일 등 절대로 공통점을 만들어선 안 되는 일도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