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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예전 같지 않은 美 블랙프라이데이..달라진 연말쇼핑 풍속도
미국에서 추수감사절과 그다음날인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연말연시 쇼핑 시즌이 시작됐지만 쇼핑열기는 예전 같지 않다. 하루 전날 매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밤샘을 하는 진풍경은 거의 사라졌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날 쇼핑하는 사람들보다 하루 전날인 추수감사절 쇼핑객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거래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미국 연말 쇼핑시즌의 달라진 풍속도다.

미국 소매시장 분석 전문기관 슈퍼트랙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장 매출을 지난해보다 1.8% 줄어든 112억 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슈퍼트랙은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이처럼 줄어든 데는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이 예년과는 달리 추수감사절 당일부터 대대적인 할인 매출을 앞당겨 시작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시어스, 타깃과 월마트 등은 22일 오후 8시부터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이틀간 매장을 찾은 미국인이 합쳐서 3억767만명으로 한 해 전보다 3.5% 증가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뤄졌을 쇼핑이 하루 앞당겨진 때문으로 보인다.

신용카드 결제회사인 체이스 페이먼테크는 추수감사절 당일 매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7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특히 이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는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랙 프라이데이 매장 매출은 7%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휴대 단말기에 초점이 맞춰진 온라인 매출 증가도 완연했다. IBM이 미국의 500여개 전자상거래 사이트 실적을 분석한 결과,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매출은 지난해보다 17.4%와 2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증가율이 각각 35%와 38.3%로 집계됐다. 이베이도 지난해와 비교한 증가율이 각각 27%와 31%로 분석됐다.

모바일을 통한 매출 증가율은 특히 두드러졌다. 이베이의 모바일 기반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은 지난해보다 1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율은 16.3%로 지난해의 9.8%에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0년에는 3.2%에 불과했다.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가격 비교가 갈수록 쉬워지면서 소비자의 온라인 지출 ‘구두쇠’ 현상도 완연한 것으로 분석됐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회당 온라인 소비액은 평균 181.22달러로 지난해보다 4.7% 감소했다. 한꺼번에 온라인 주문하는 상품 수도 평균 5.6개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IBM은 분석했다.

추수감사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첫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 개념도 희박해지는 추세가 완연하다. 오히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추수감사절로부터 사이버 먼데이에 이르는 5일을 통칭하는 ‘사이버 파이브’란 표현이 생겨났다. 5일간 내내 사이버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사이버 먼데이의 특색이 갈수록 무색해진 셈이다.

연말연시 쇼핑에서의 사이버 거래 보편화를 ‘제로섬’ 게임으로 봐야 할지, 쇼핑시장 자체가 확대되는 것으로 봐도 좋을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온오프라인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미국 소비자는 이래저래 즐거운 연말을 맞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김대우 국제팀장/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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