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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원의 포지션 파워(position power)와 엑스퍼트 파워(expert power)
기업의 임원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가질 수 있는 힘에는 직위로 인해 갖는 ‘포지션 파워(position power)’와 직위와 관계없이 전문가적인 지식이나 기술의 발휘 덕분에 갖는 ‘엑스퍼트 파워(expert power)’가 있다. 임원들이 엑스퍼트 파워를 스스로 계발하지 않는 기업은 치열한 글로벌경쟁에서 탈락하기 쉬운 것이 오늘날의 경영환경이다.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관한 엑스퍼트 파워 일화가 있다. 1903년에 설립된 포드자동차가 출시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는 발전기가 바퀴 축에 연결돼 차가 움직일 때만 작동하고, 정차하면 헤드라이트가 작동하지 않아서 고객의 불만이 많았다. 사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포드는 당대의 기계기사인 촬스 스테인메쯔(Charles Steinmetz)에게 용역을 주었다. 당시 포드자동차 ‘Model A’의 대당 판매가격은 750달러였고, 이익은 150달러 정도 됐는데 스테인메쯔는 자동차용 축전기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 뒤에 포드에게 ‘인건비와 재료비(laber and materials)’를 합해서 100달러, ‘무엇을 할지 아는 것(knowing what to do)’에 대하여 9900달러, 합계 1만 달러를 용역비로 청구했다. 

스테인메쯔의 용역비 청구 내역 중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 바로 임원이 갖춰야 할 엑스퍼트 파워다.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을 임원경쟁력 차원에서 그 의미를 새겨 보자.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은 자기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차적으로 지적해주고 있다. 또한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은 ‘지식’의 차원을 넘어 ‘지식의 응용화’ 차원이며, 산업체 수준에서는 ‘지식의 상용화’ 차원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무엇을 많이 알고 있어도, 알고 있는 것을 응용할 수 없으면 소용없다. 비록 응용했을지라도 상품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미래가치는 창출될 수 없다. 미국의 벨연구소가 발명했던 팩시밀리에 대해, 미국기업 임원들은 생산원가가 높다고 상품화를 포기했으나, 일본 기업 임원들은 미국의 연구결과를 헐값에 사들여 상품화에 성공해 일본기업이 팩시밀리 세계시장을 장악했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엑스퍼트 파워를 보유하는 길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다. 기업의 임원이라면 부하직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원가절감, 제품의 질과 서비스의 계속적인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회사 내에서 임원이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술은 물론, 타사의 임원이 보유하지 않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엑스퍼트 파워 없이 포지션 파워만 있는 임원도 그럭저럭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엑스퍼트 파워를 구사할 수 없는 임원은 생존하기 어렵다. 겉으로 보면 임원의 포지션 파워에 의해 부하가 관리되는 것처럼 보이나, 인간은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관리당하고 싶어하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는 진정한 의미의 인간관계가 형성ㆍ유지ㆍ발전 될 수 없는 취약점이 있다. 부하직원들이 포지션 파워에 의해 관리당할 때는 기분이 나빠질 뿐만 아니라 피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엑스퍼트 파워가 있는 임원이 일을 주도하고 리드하면 부하직원들이 마음속으로 부터 존경심을 가지고 추종하게 된다.

엑스퍼트 파워를 가진 임원은 리더로서 자긍심을 누리며 권한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게 돼 긍정적인 사고와 도전적인 자세로서 기업의 일을 경쟁력있게 수행할 수 있다. 엑스퍼트 파워를 갖추면 포지션 파워를 가지는 임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최고경영자는 엑스퍼트 파워가 있는 직원을 임원으로 발탁해야 하고, 발탁한 임원이 계속적으로 엑스퍼트 파워를 배양할 수 있도록 학습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임원이 제 몫을 하게 되고, 회사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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