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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흑색선거운동 엄하게 다스려야
12월 대선전이 달아오르면서 선거판의 흑색선전이 점차 기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선거 때마다 상대 후보에 대해 사상 검증에서부터 재산, 출생 문제 및 병역기피 의혹 등을 소재로 공격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벌써 여자 문제 등 특정 후보의 사생활을 둘러싼 근거 없는 의혹들이 제기된 마당이다. 선거전이 가열되면서 흑색선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선거가 90일이 채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이미 44명의 선거사범이 입건돼 17명이 기소된 상황이다. 이들은 흑색선전이나 금전유포와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지난 17대 대선에서의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요 후보들의 윤곽이 이제 막 드러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선거운동이 네거티브 양상으로 확대된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음해성 유언비어의 확대재생산이다.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인터넷에 띄우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렇게 제기된 헛소문들이 입에서 입을 타고 계속 번지기를 노린 비열하고도 악의적인 선거전략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단 당선만 되면 자잘한 선거법 위반은 눈감아줬던 그동안의 그릇된 관행에서 비롯된 문제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번에는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으로 결정된 데다 인터넷 선거운동이 허용된 만큼 사이버 공간에서의 선거전은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 각 후보 진영에서도 인터넷 선거조직을 강화하는 추세다. 우려되는 것은 상대방 후보에 대한 검증을 빌미로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인 사실들을 유포시키는 처사다. 허위사실이라도 일단 발표가 되면 외곽 조직이나 지지자를 자처하는 팬클럽 모임 등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이 확대재생산되게 마련이다.

검찰이 선거를 앞두고 흑색선전 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을 원칙으로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그런 폐해를 막겠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신속한 수사로 흑색선전의 진실 여부를 국민들에게 밝혀주는 것도 검찰의 중요한 역할이다. 근거도 없는 왜곡 비방에 의해 당락이 엇갈린다면 유권자들을 위해서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검찰은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흑색선전이 판치도록 내버려둔다면 공명선거는 이뤄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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