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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쏟아지는 신종 마약, 겉도는 정부 대책
각종 흉악 범죄로 상처 투성이가 된 우리 사회에 신종 마약이 열병처럼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살인 등 범죄사건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신종 마약 또는 마약류라는 이들 물질은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 외에도 합성대마, 졸피뎀 등 수십 종이 넘는다고 한다. 신종 마약은 필로폰이나 대마 등 전통적인 마약 못지않게 부작용이 크지만 구하기가 용이해 놀라운 속도로 퍼지는 실정이다.

특히 수면유도제로 알려진 프로포폴은 세계적인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을 죽음으로 몰아 유명세를 탔고, 국내에서는 지난 7월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내연녀에게 이 약물을 투입, 성관계를 맺고 시신을 유기한 사건을 통해 귀에 익숙해진 대표적 신종 마약이다. 또 최근에는 한 연예인이 이 약물을 투약해 구속되기도 했다. 중독성이 워낙 강해 성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 약물을 투여받은 뒤에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마약류에 중독된 이들이 마약사범의 30배인 30만명에 이르고 일반 약물중독자까지 합치면 100만명은 족히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마약류에 중독된 직장인이나 주부들이 우리 주변에 숱하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사법당국에 적발된 마약사범 1만여명 중 청소년이 1200여명으로 2007년에 비해 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 수치일 뿐이다.

대책이 시급하다. 마약성 물질은 뇌를 자극해 쾌감을 일으키고 약발이 떨어지면 더 강한 자극을 원해 습관으로 이어져 결국 각종 범죄를 유발하는 등 그 폐해는 심각하다. 우선 유통과정에 대한 원천적인 차단이 필요하다. 구하기 어렵거나 아예 구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 시간에도 인터넷 사이트에 마약류 거래가 활발하다면 방치나 다름없다.

더 단호하고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 최근 법원이 신종 마약을 판매하려다 들통 났는데도 국내법 규정이 모호하다며 죄를 부인하던 미국인에게 유죄 선고를 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이를 계기로 성분과 효과가 마약이나 마약류와 유사한 유사체에 대해서도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재활대책 또한 소홀할 수 없는 문제다. 우선 약물중독 실태조사부터 철저히 하고 이를 토대로 치료기관을 더 확보하고 관련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아야 한다. 마약 쓰나미를 원치 않는다면 미리미리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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