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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기준은 오직 ‘안전’뿐
오는 11월 설계수명이 끝나 10년 연장 사용을 추진 중인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발전은 전류공급장치 계통에 이상이 생겨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했으며 방사능 누출 등 안전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월 한 차례 발전기가 멈춘 적이 있고, 7월에도 시험가동 중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그때마다 한수원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국민들은 꺼림칙하고 불안하다. 가뜩이나 무성한 원전 연장 중단 논란이 더 거세지게 됐다.

작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자력 안전에 대해 모두들 매우 예민해져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은 솥뚜껑만 봐도 놀라게 마련이다. 어떤 경우에도 손톱만큼의 안전 문제도 용납하지 않을 분위기다. 원전 사고는 한순간의 사소한 실수가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럴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의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 마련은 필수다.

예년 같으면 일년에 한두 건 될까 말까 할 원전 고장이 올 들어서 한 발전기에서 세 번씩 문제가 생겼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늘 별것 아니라는 식이니 이제는 그 말에 선뜻 신뢰가 가지 않는다. 더욱이 얼마 전에는 고리 1호기 사고 은폐 파동이 있었고, 불량부품 납품 비리까지 불거지지 않았는가. 이러니 ‘국제적 우수 사례’라는 지난 6월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점검 결과보고서조차 믿기가 어렵다.

월성 1호기는 수명 연장을 위해 지금까지 7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3조원 가까이 들여 새 원전을 짓는 것보다 손을 잘 봐서 더 쓰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이기주의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새 부지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성이 뛰어나더라도 안전 문제보다 먼저일 수는 없다. 특히 원자력 안전은 무엇보다 투명성이 생명이다. 관련 정보를 최대한 공개해 인근 주민은 물론 국민들이 확실한 안전성을 확인해야 수명 연장이든, 새 부지 확보든 논의가 가능하다. 국민의 믿음을 잃으면 원전은 설 자리가 없다.

원자력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일한 미래 에너지원이다. 풍력ㆍ수력ㆍ태양열 등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나 경제성이 턱없이 부족해 지금으로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특히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로선 에너지 원전 의존도를 계속 높여갈 수밖에 없다. 결국 원전의 안전에 우리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조만간 결정될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여부의 기준은 오직 ‘안전’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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