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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단 한명의 성범죄자도 놓쳐선 안된다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은 범죄자가 1만명에 육박한다는 경찰 발표가 충격적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강간과 강제추행 등 성범죄 8만1860건이 발생했으나 아직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사건은 9189건에 이른다. 한 사람의 육체와 정신을 참혹하게 유린하고도 버젓이 거리를 활보하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 웬만한 실내체육관을 꽉 채우고 남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들은 으슥한 거리와 주택가를 배회하며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두렵다.

더 불안한 것은 성범죄자 검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9% 수준이던 피의자 검거 실패율이 15%대로 대폭 늘어났다. 더욱이 같은 기간 아동이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6.4%에서 10.5%로 급증했다. 죄질은 더 나빠지고 수법은 더 교묘해지고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늘어나는 성범죄를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성범죄자는 반드시 잡히고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확고히 뿌리내리면 현격히 줄어들 것이다. 단 한 명의 성범죄자도 놓쳐선 안 되는 이유다.

경찰은 단위 경찰서별로 성범죄 수사 전담팀을 편성, 미제 사건을 해소하고 추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엊그제 한 달간의 방범 비상령을 선포해 경찰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맥락이다. 하긴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니 치안을 책임진 경찰로서도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정된 경찰력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8년 이른바 ‘나영이 사건’ 때도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공개한다, 전자발찌를 채운다 하며 소란을 떨었지만 결국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도리어 그때보다 성범죄자는 더 늘어나고 포악해졌다. 재탕 삼탕 대책만 나열하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유야무야하며 넘어간 결과다.

성범죄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인적이 많지 않은 주택가에 가로등과 CCTV를 확대 설치해야 한다. 농어촌 등 취약지역의 아동보호센터늘 늘리고 관련 교사 등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범죄의 씨앗이 되고 있는 아동 대상 음란물 등의 제작과 유통을 철저히 막는 것은 기본이다.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도록 각급 학교의 성교육 프로그램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성 지식이 화근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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