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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 정장선> 동아시아 국수주의 대두를 경계한다
MB 갑작스런 독도방문
울고 싶은 일본의 뺨 때린격
영토주권 반드시 지켜져야겠지만
지나친 감정자극 서로 자제해야



요즘 아시아가 시끄럽다. 그동안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필리핀,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 일본의 영토 분쟁이 가열됐지만 이는 섬 주위 바다 밑에 있는 엄청난 양의 천연자원과 해양영토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으로 인식해 왔다. 경제와 안보적 차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ㆍ일 간, 중ㆍ일 간 영토 분쟁 양상을 보면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국수주의가 다시 출현하는 것 아닌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일본은 지금 정치권 전체가 대한민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과거 일본의 사상가들은 일본 천황을 신격화하고 이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 국가 이익 우선의 민족주의를 발전시켜 왔다. 이는 결국 개인보다는 국가를 우선하고 주변국과의 공존보다는 침략을 통한 확장이라는 국가 목표를 만들어 태평양 연안국과 아시아 전체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얼마 전인 7월 말 일본을 방문했다. 그때 신각수 주일대사에게 일본이 지난 20년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자연 재해가 많이 발생해 국가 전체가 침체 분위기인데 이럴 때 자칫 우익인사들에 의한 과거와 같은 편협한 국수주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물었다. 그랬더니 신 대사는 그 세력이 크지 않으나 자칫 부싯돌 같은 계기가 주어지면 확대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었다. 지금 일본은 과거에 대한 반성은커녕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으로 기다렸다는 듯 온통 난리를 치고 있다. 과거 군국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우려할 정도다.

한편 중국은 중화사상이 뿌리 깊은 나라다. 헨리 키신저는 그의 저서 차이나에서 중국인은 세계의 중심인 중국(Middle Kingdom)이 있고 주변에 중국문화를 흡수하고 위대한 중국에 조공을 바치는 일단의 소국들이 우주의 자연스런 질서를 이룬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중화사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중국이 지난 100년 동안 치욕의 시기를 보내왔다. 시작은 서구 열강이었지만 청일전쟁, 만주사변, 난징대학살 등 방점을 찍은 것은 일본이었다. 지금 중국은 화평굴기(化平屈起)를 내세우지만 G2에 등극한 이래 계속 팽창정책을 추구하고 있으며 일본과는 영토 분쟁 중이다.

러시아는 냉전시대 미국과 함께 최강대국이었다. 그랬던 러시아가 냉전 이후 위성국들은 모두 독립했고 수치스러운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모멸의 시기를 보냈다. 푸틴은 러시아의 부활을 꿈꾸고 있으며 국민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아시아 중시 정책은 9월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러시아와 일본의 역사도 잔뜩 꼬여있기는 마찬가지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북해함대를 보유했던 러시아는 러일전쟁은 일본에 패전했고, 2차 대전에서는 일본에 승리했으며 지금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이다.

국수주의가 지금 위험수위에 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목표 아래 일부 세력이 조장했다는 점에서 언제든 활화산처럼 촉발될 수 있다. 특히 동북아는 과거 서로 전쟁을 치렀으며 새로운 부활과 지금의 영광을 지키려는 욕망이 서로 교차하는 지역이다. 영토 주권은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일들은 서로 자제해야 한다. 한국은 국수주의 피해자였으며 평화를 추구해 왔다는 점에서 평화를 지키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 일본 내에서도 과거 일본의 울트라 민족주의를 경계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도 많다. 중국, 러시아에도 그렇다. 이런 목소리가 커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생각은 옳았지만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새겨 다음 정권이 출발을 잘하도록 도와야 한다. 실제적으로 3개월 남은 임기말 대통령이다.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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