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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 - 허진원> 필리핀, 아시아 관광대국을 꿈꾸다
천혜의 자연환경 가진 섬나라
의료관광·은퇴산업 등 강점
인프라 확충·치안문제 개선땐
아시아 관광대국으로 변신 가능


700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다. 관광자원이 풍부하며 관광산업은 전기전자(반도체), 해외근로자 본국송금,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등과 함께 필리핀 경제를 이끄는 4대 원동력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관광산업 종사자만 해도 지난해 기준 354만명으로 고용인구의 9.6%에 해당하며,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은 8.5%에 달한다.

지난해 필리핀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2010년도보다 11.3% 증가한 392만명에 달한다. 올해 1~5월만 해도 181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필리핀을 방문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160만명 대비 13.05%나 증가한 수치다.

필리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으나 동남아시아 전체 방문객 8123만명의 5%에 불과해 인근 주변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시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8123만명으로 말레이시아 2471만명, 태국 1910만명, 싱가포르 1317만명, 베트남 601만명, 인도네시아 765만명, 필리핀 392만명, 캄보디아 288만명 등의 순이다.

필리핀은 분명 매력적인 관광대상국이다. 그런데 주변국보다 관광객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관광 인프라 부족과 치안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도 호텔 신축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호텔 객실 수가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도로와 항구, 공항시설, 대중교통 등 인프라 부족에 시달려 이의 해결 없이는 외국인 관광객의 획기적인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항공사들의 경우 높은 비용과 규제를 이유로 철수하거나 투입 항공편을 늘리지 않고 있다. 이를테면 외국 항공사에 대해 차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거나 공항직원의 야근수당 비용을 외국 항공사에 전가시키는 사례 등을 들 수 있다.

치안도 불안해 관광객이 자주 찾는 수빅, 세부, 보홀섬, 보라카이섬 등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치안 상태가 좋지 않은 편이다.

필리핀은 제조업이 취약해 관광산업을 비롯한 서비스산업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필리핀 정부는 중기개발계획에 관광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2009년 관광진흥법도 제정해 관광레저 분야 외국인투자 유치를 통한 인프라 확충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일반 관광객뿐만 아니라 의료관광, 은퇴산업 등이 주변국에 비해 강점이 있다고 보고 해당산업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필리핀은 과거부터 높은 교육열과 미국 식민지배 영향으로 자유로운 영어 구사와 미국 유학을 경험한 수준 높은 의료진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저렴한 생활비와 여가비용, 친절한 국민성, 따뜻한 기후 등 의료관광과 은퇴산업에 유리한 여건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여타 동남아 국가들보다 아름다운 관광지를 많이 가지고 있어 관광 인프라 확충과 치안문제만 개선된다면 아시아 관광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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