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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교육감 잇단 비리, 직선제 해야 하나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는 방식을 바꾸자는 논란이 거세다. 민선 교육감들의 부정과 각종 비리 의혹이 너무 잦기 때문이다. 지난 1일로 임기 절반이 지났지만 곽노현 서울시, 장만채 전남도, 장휘국 광주시, 임혜경 부산시 교육감 등이 수사당국의 조사대상에 올랐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게다가 학생인권조례 등을 둘러싼 교육당국과 교육감 사이의 갈등으로 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교육정책 이견 대립으로 벌어진 민형사 소송도 10건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행정과 지원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리 만무하다. 결국 그 피해는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 차지다. 이대로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직선제 교육감들의 취임 일성은 대부분 교육개혁과 청렴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불법과 비리에 연루돼 조사를 받는 이중성으로 교육계에 대한 불신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유치원 원장들과 지방으로 고가 옷 쇼핑을 다니다 발각돼 불구속 입건된 임혜경 부산시 교육감의 행태는 고위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소양과 품위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런데도 부산시 교육청은 엊그제 클린신고센터 운영, 향응 수수 등에 대한 감사 강화 등의 ‘청렴교육’ 실현 방안을 내놓았다. 자신은 금품을 받으면서 교육자의 청렴을 강조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보고 배울지 두렵고 걱정스럽다.

물론 교육감들의 부정과 비리가 직선제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교육자치제의 기본 정신은 어떠한 경우에도 훼손돼선 안 된다. 하지만 그 폐해가 너무 크다. 직선제 도입 이후 교육현장은 정치적 이념 구현의 도구가 되고, 그에 따른 혼선과 혼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수십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선거비용을 충당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도와준 주변에 대한 보은 역시 불가피하다. 곽노현 교육감의 후보 사퇴금 파동이나 장만채ㆍ장휘국 교육감이 선거비용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는 것도 제도 탓이 크다. 특히 선거에 나선 교육감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확인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은 예사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 선거 기호가 당락의 최대 변수가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직선제 선출 방식에 대한 전면적 개선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 이전처럼 학부모와 교사, 교육기관 관계자들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되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안,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선거를 치르는 방식 등을 고려할 만하다. 국회 차원에서 여론 수렴과 개선방안을 적극 마련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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