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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석기 의원, 논란의 끝은 어디인가
종북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이 이번에는 애국가를 부정하는 황당한 발언으로 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애국가가 국가로 정해진 바 없으며 민족적 역사와 정한이 담긴 아리랑이 국가와 같은 것”이라고 언급한 게 그 발단이다. 발언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는 해명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마저 포기한 무례한 발언이다. 그간 보여온 그의 성향으로 미루어 그러려니 했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작정하고 나오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 배지에는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이 운영해오던 선거홍보사무실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자 위기에 직면한 나머지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된 계산일 수도 있다. 광주·전남 등 진보진영 교육감의 선거홍보를 맡아 관련비용을 허위로 부풀린 혐의로 검찰 수사망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념논쟁을 가열시킴으로써 지지세력을 규합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저의가 어디에 있든 자신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만은 확실하다. 공식 집회에서 애국가를 생략하는 대신 민중의례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온 것이 또한 통합진보당이었다.

그렇다면, 그의 논리대로 애국가를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에 해당하는 것인가. 더 나아가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는 국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권력에 길들여진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국민의례에서 애국가를 부르도록 규정한 대통령 훈령을 떠나서도 애국가는 정부 수립 이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을 두고 색깔론이니, 시대착오적 매카시즘이니 하고 반박하는 자체가 어이없을 뿐이다. 오죽하면 야권연대를 이뤘던 민주통합당으로부터도 그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하는 성명이 발표됐을까 싶다.

현재 이석기 의원의 신변 문제와 관련한 주도권은 검찰 쪽으로 넘어가 있다.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문제와 관련해 당원명부 확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선거홍보비를 과도하게 계산하는 방법으로 국고지원금을 축냈다는 의혹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전남 교육감 선거뿐만 아니라 그에게 일감이 몰린 통진당 소속 지역구 의원 선거도 대상이라고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 조속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국민들을 비웃는 듯한 의도적인 웃음 속에 가려진 그의 맨얼굴을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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