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미술이 본래 한 몸임을 보여주는 전시가 서울 도심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의 유명 아티스트와 패션디자이너 30명이 참가하는 ‘Fashion into Art’전이 서울 태평로의 플루토(구 로댕갤러리)에서 개막됐다. 오는 8월 13일까지 계속될 이 전시는 패션과 아트의 제대로 된 만남을 보여주는 작품전이란 점에서 화제다.

패션 쪽에선 이상봉 지춘희 진태옥 등 국내 최고의 패션디자이너 15명이 참여했다. 아티스트의 면면도 화려하다. 권오상 이용백 노상균 등 쟁쟁한 작가 15명이 참여했다.

패션디자이너는 아티스트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아트웨어를 지었다. 미술가 또한 패션디자이너의 옷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서로 서로 자극을 주고 받으며 작업을 완성했으니 그야말로 ‘행복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패션잡지 ‘보그코리아’의 창간 15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이번 특별전에는 문영희 박춘무 서상영 설윤형 손정완 지춘희 한상혁 등의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아티스트로는 권오상 김기라 김남표 노상균 신미경 이이남 천성명 최원준 등이 동참했다. 장르는 회화, 설치, 영상, 조각이 망라됐다.

마치 외계인을 연상케 하는 김지민의 동그란 미니멀 조각에 반한 젊은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는 예술적 감각을 유머러스하게 버무린 의상을 만들어냈다. 그리곤 김지민과 손잡고 ‘원웨이’라는 귀엽고 의미심장한 설치작업을 탄생시켰다.

2010년 파리컬렉션을 비롯해 수년간 아이디어를 주고 받아온 이상봉과 박승모(조각가)는 석고를 마네킹 삼아 철사를 소재로 한 파격적인 의상을 내놓았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원색의 연필이 끝없이 반복되는 ‘펜슬’ 시리즈로 유명한 홍경택의 작업에 매료된 루비나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연필로 니트 의상을 직조했다. 홍경택은 루비나의 작업실에 걸린 재봉실을 변형한 벽면 설치작품을 완성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이용백은 자신의 싱글채널 비디오 ‘엔젤 솔저’를 검은 수조에 투사했으며, 한혜자는 하얀 꽃과 순백의 드레스를 물 위에 띄워 한 편의 연극같은 무대를 연출했다.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