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새로운 면모 재발견

스톨츠만과 협연도 내겐 영광

한국 음악하기에 완벽한 환경

대관령음악제 소통이 큰 매력





[평창=조민선 기자] 제8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폭우 속에서도 성황리에 개막했다.

음악제의 주축은 ‘저명연주자 시리즈’로, 28일부터 8월 7일까지 강원도 대관령 알펜시아에서 세계적인 음악가가 한데 모여 ‘클래식 향연’을 펼친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정명화ㆍ정경화 자매와 트리오 호흡을 맞춘다. 공연 전날인 28일 대관령국제음악제 행사장에서 케빈 케너를 만났다.

그는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음악제뿐 아니라 한국땅을 밟은 것도 처음이다.

그는 “공기가 신선하고, 산과 나무 등 자연환경이 참 좋은 곳”이라며 “음악을 하기엔 완벽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제별로 독특한 개성이 있는데, 대관령음악제만의 특징은 보다 친밀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정명화ㆍ정경화 자매와 한 무대에 선 그는 “나로선 매우 영광이다. 두 분의 유명세를 잘 알지만,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3일간 리허설을 했는데 깊은 교감을 나눴다. 그들은 내게 ‘빛’을 줬다”며 “나도 몰랐던 나의 새로운 음악적 면모를 발견한 깨달음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세 사람은 이번에 ‘브람스 트리오 1번 B장조 Op.8’을 협연한다. 케너는 “두 분과 음악에 대해 논하며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이전 케빈 케너에게서 들은 적 없는 새로운 브람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솔로 연주가 아닌, 다른 음악가와의 교류로 만드는 실내악도 쏠쏠한 재미다. 케너는 8월 4일 한 무대에 서는 클라리넷 연주자 리처드 스톨츠만과의 협연도 고대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학생일 때 한 음악제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클라리넷이 ‘환상적인 음색을 지닌 악기’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스톨츠만과의 협연은 꿈도 못 꿔본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대학시절 꽤 친했던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20년 만에 조우했다”며 “1988년 피바디음대 시절 함께 공부했던 친구인데, 그를 여기서 다시 만나다니 정말 놀랍고 기쁜 일”이라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클래식 꿈나무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솔직히 연습량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피아노를 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리고 음악가의 (개인적인) 한 인간으로서의 삶과 음악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이 음악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제가 한국 대관령에 와서 이렇게 연주하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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